우천취소에 미뤄진 LG 50승 도전, 팬들은 슬라이딩하는 효자 외인에 미소와 함께 돌아갔다 [잠실 현장]

잠실=김동윤 기자 2023. 7. 2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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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김동윤 기자]
LG 오스틴 딘이 22일 잠실 SSG전이 우천취소되자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2일(한국시간) 우천취소를 알리는 잠실야구장 전광판. LG 선수단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잠실 경기가 취소되면서 LG 트윈스가 50승 도전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SSG 랜더스로서도 전날(21일) 좋은 분위기를 이어 나가지 못해 아쉬운 상황. 하지만 '효자 외인' 오스틴 딘(30)을 필두로 한 LG 선수단의 팬서비스에 양 팀 팬들은 미소와 함께 경기장을 떠날 수 있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와 SSG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팀 간 10차전 경기가 우천 취소됐음을 알렸다. 경기 시작 20분 전부터 예고된 비가 내렸고 오후 5시 55분 무렵부터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지면서 오후 6시 20분경 우천 취소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LG(49승 2무 31패)의 50승 도전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KBO리그 41년 역사에서 50승 선점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69.7%(33차례 중 23차례)로 의미가 있다. 정규리그 1위 팀이 한국시리즈로 직행하는 덕분에 50승 선점 팀의 우승 확률도 57.6%(33차례 중 19차례)로 높은 편이다. 1982~1988 전후기리그, 1999~2000 양대리그 제외한 수치다.

LG가 50승을 선점한 경우는 두 차례 있었다. 1994년 78경기 만에 50승(28패) 고지를 밟은 LG는 최종 81승 45패(승률 0.643)로 정규 시즌 1위를 기록,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 이듬해인 1995년도 81경기 만에 2년 연속 50승(1무 30패)에 선착했지만, 그해 LG는 최종 74승 4무 48패(승률 0.603)으로 OB 베어스(74승 5무 47패·승률 0.607)에 밀려 0.5경기 차로 역전 우승을 허용한 바 있다.

경기가 취소되면서 LG는 선발 투수를 플럿코에서 이정용으로 교체했다. 염경엽 감독은 5선발 자리를 유망주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주기로 약속했고 이정용은 그 첫 주자였다. 반면 SSG는 엘리아스를 그대로 출격시킨다.
전날 득점권 찬스 무산에 방망이 내동댕이 친 외인, 우천 취소 아쉬움은 열정적인 팬 서비스로 달랬다
LG 오스틴 딘이 21일 잠실 SSG전 7회말 2사 3루에서 1루수 팝플라이 타구를 치고 아쉬운 마음에 방망이를 내던지려 하고 있다.
LG 오스틴 딘(오른쪽)이 22일 잠실 SSG전이 우천 취소된 뒤 홈으로 슬라이딩하는 문보경을 격려하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
LG 오스틴 딘이 22일 잠실 SSG전이 우천 취소된 뒤 단독으로 홈 슬라이딩을 하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

지난 겨울 LG에 입단한 오스틴은 뛰어난 성적과 쇼맨십으로 올 시즌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79경기 타율 0.303, 11홈런 59타점 48득점 5도루, 출루율 0.360 장타율 0.479 OPS 0.839로 팀을 중심에서 이끌고 있다. 중심 타선에 필요한 클러치 능력도 나쁘지 않아서 득점권 타율 0.321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타점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이형범을 상대로 LG 구단 외국인 타자 최초 인사이드 파크 홈런을 기록하면서 보인 열정적인 세리머니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도 뛰어난 쇼맨십을 보여줬다. 홈 팬들을 위해 먼저 방수포 슬라이딩 세리머니에 나선 것은 문성주(26), 송찬의(24), 문보경(23), 이주형(22) 등 저년차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세리머니가 생각보다 밋밋해지자, 오스틴은 직접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왔다.

선수들의 세리머니를 직접 홈에서 반겨주더니 급기야 벨트를 풀기 시작했다. 곧 홈플레이트에서 기습 번트 자세를 취하더니 1루, 2루, 3루를 돌아 홈까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완주에 성공했다. 부상을 염려해 1루와 2루 슬라이딩은 조심스럽게 하다가 3루, 홈에서는 과감하게 한 장면이 포인트. 홈에 들어온 후 분위기를 띄우는 제스쳐에 홈 팬들뿐 아니라 3루에 있던 원정 팬들도 환호했다.

전날의 아쉬움까지 한꺼번에 날린 오스틴이다. 오스틴은 전날 LG가 4-6으로 패한 경기에서 4번 및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홍창기와 함께 밥값을 한 몇 안 되는 타자였다. 하지만 2개의 안타와 타점에도 7회말 2사 3루에서 문승원을 상대로 1루수 팝 플라이로 물러나자, 아쉬운 마음에 방망이를 내동댕이치고 이닝 교대의 순간에도 모자를 내리쳤다. 플레이 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열정적인 오스틴의 모습에 위로 받은 LG 팬들은 박수로 화답했었다.
미뤄진 이승엽호 두산의 11연승 도전, 우천 취소 가장 많은 KIA는 얄궂은 하늘에 울상
비가 내리는 광주-KIA챔피언스필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사진=두산 베어스
김종국 KIA 감독. /사진=KIA 타이거즈

한편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도 비로 인해 취소됐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광주 지역에는 이날 오후부터 경기 종료 예상 시점까지 비 예보가 있어 오후 4시 45분 무렵 취소가 확정됐다.

그러면서 두산은 구단 역대 최다 연승 신기록인 11연승 도전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이승엽(47) 감독에게도 11연승은 새로운 도전이다. KBO 리그 1년 차 감독 최다 연승 기록은 2008년 제리 로이스터(당시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11연승이었다. 만약 이 감독이 23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1년 차 감독 최다 연승 기록 타이를 이루게 된다. 양 팀은 이날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던 곽빈(두산)과 토마스 파노니(KIA)를 23일 경기에도 그대로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반면 KIA는 비로 너무 많은 경기가 취소된 탓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13번째 우천취소를 겪게 됐다. 현재 열리고 있는 22일 경기가 종료되면 KIA는 77경기로 가장 많이 경기를 치른 키움 히어로즈(88경기)와 차이가 11경기가 나게 된다. 올해 9월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시즌은 중단되지 않을 예정이어서 핵심 전력들이 이탈하는 KIA로서는 고민이 크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KBO는 지난 20일 2021년 이후 2년 만의 월요일 경기 부활을 발표했다. 8월 5일부터 9월 10일 사이 주말 경기 중 하나가 취소될 경우 이어지는 월요일 18시 30분에 재편성하는 방향이다. 해당 기간에 주말 경기가 모두 취소될 경우 1경기는 이어지는 월요일에 재편성하고, 나머지 1경기는 추후 편성된다. 단, 3주 연속 월요일 경기 편성은 불가하며 3주 연속 주말 경기가 취소될 경우 마지막 주 월요일 경기는 추후 편성된다.

잠실=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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