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도 불행하게” 비슷한 연령 노렸다…충격 속 추모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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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이 시작합니다.
김윤수입니다.
저도 모르게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 하루였습니다.
어제 서울 신림동 한복판에서 일어난 묻지마 살인 사건은 말 그대로 누가, 언제, 어디서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우리 사회에 던져줬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길을 걸어가다 순식간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불특정 다수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렀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범인은 경찰 조사에서 "불행한 나처럼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백승연 기자의 보도로 시작하겠습니다.
[기자]
어제 낮 2시쯤, 서울 신림역 인근 번화가 골목길에서 성인 남성 4명을 잇따라 흉기로 공격한 33살 조모 씨.
상가 앞에 서 있다가 가장 처음 공격당한 20대 남성은 끝내 숨졌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조 씨는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조 씨의 전과와 수사 이력이 총 17건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범행을 미리 계획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어제 조 씨의 인천 집과, 범행 직전 들렀던 조 씨 할머니 자택을 수색하고 휴대전화 1대를 확보했습니다.
조사 결과, 조 씨는 범행 장소를 신림역 인근 번화가로 정하고 범행에 사용한 흉기도 미리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세상에 대한 분노를 언급했던 조 씨는 자신과 비슷한 연배의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가했습니다.
골목길 CCTV에는 조 씨가 마주오던 행인들과 가까워지자 뒷짐을 지며 흉기를 숨겼다가 갑자기 달려드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남녀 일행을 그냥 지나치는 척 하다가 갑자기 뒤돌아 남성을 마구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당초 경찰은 조 씨가 펜타닐을 복용하고 범행했다고 진술해 간이시약 검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음성 반응이 나왔고, 경찰은 진술 신빙성을 따지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정밀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시민은 대낮 번화가에서 벌어진 참혹한 사건에 발걸음을 멈추고 숨진 20대 남성을 추모했습니다.
[현장음]
"좋은 데 가서 행복하게 살아. 알겠지? 아프지 말고. 어떡하면 좋으니."
[우연숙 / 경기 동두천시]
"나도 자식이 있지만 자식 내보내기가 너무 무서워요. 두렵고. 남 일처럼 안 느껴집니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 장소 선정 이유 등을 계속 수사하는 한편, 오늘 중 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채널A 뉴스 백승연입니다.
영상취재: 김기열
영상편집: 이혜진
백승연 기자 bsy@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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