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채수근 상병 마지막 길…"아들아" 어머니 끝내 실신
구명 조끼 하나 없이 수색하다 숨진 고 채수근 상병이 오늘(22일) 국립대전 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숨지기 전 날 "힘들지만 좋은 일이니 내일은 더 열심히 하자"던 채 상병의 말은 남겨진 이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이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숨진 장병을 애도하는 음악 사이로 울음 소리가 섞여 들립니다.
영정 속 스무 살 고 채수근 상병은 여전히 웃고 있습니다.
태극기로 싼 관이 들어오고 동료 장병들은 경례합니다.
함께 매일 밥 먹고 뛰고 얘기했던 동기는 아직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습니다.
[진승현/해병대 1사단 일병 : 다음 외출 때는 볼링도 치고, 휴가를 나갔을 때는 술도 한잔하자며.]
어린 청년들의 작은 바람은 이제 이뤄질 수 없습니다.
눈물 참으려던 엄마는 결국 다시 울었습니다.
[진승현/해병대 1사단 일병 : '힘들지만 좋은 일이고 해야 하는 일이니까' '내일은 더 열심히 하자'라고 말하면서…]
자리에 선 장병들도 여기저기 울기 시작 했습니다.
부동 자세를 유지해야 하지만 결국 주저앉았습니다.
엄마는 아들 같은 동기를 껴안고 등을 두들겼습니다.
헌화가 이어지고 엄마 차례가 됐습니다.
억지로 누르던 감정이 터져 나왔습니다.
[고 채수근 상병 어머니 : 우리 아들 살려야 돼.]
영결식이 끝나기도 전 엄마는 업혀 나갔습니다.
유족들은 아직도 채 상병이 떠난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고 채수근 상병 고모 : 이번 사고를 계기로 수근이가 사랑했던 해병대에서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화장장으로 가는 길 관을 운구차에 싣고도 가족들은 쉽게 보내지 못합니다.
[수근아, 수근아. {엄마, 엄마, 안 돼.}]
채 상병의 주검은 한줌 재가 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군은 오늘도 왜 최소한의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는지, 또 책임 소재는 어디인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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