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경고? 당원권 정지?…‘고집’ 꺾은 홍준표 운명은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2023. 7. 22. 18: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與 윤리위 오는 26일 洪 징계 심의
洪 직접 출석해 소명할지는 미정
“洪 행보에 따라 징계 수위 결정될 듯”
홍준표 대구시장(왼쪽에서 두번째)은 20일 군위댐, 가창댐, 영천댐, 운문댐을 차례로 방문해 호우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에게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 = 대구시 제공]
평소 우직한 성품으로 ‘독불장군’이라고 평가받던 홍준표 대구시장이 고집을 꺾고 ‘폭우 골프’로 물의를 빚은 데 사과했으나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징계 심의하기로 의결했다. 당초 윤리위가 징계 심의 개시 건을 직권 상정해 징계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였으나 실제로 징계 심의에 들어가자 홍 시장은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홍 시장의 징계 수위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윤리위의 심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2일 여권에 따르면 당 윤리위가 본격적으로 홍 시장의 징계 심의에 나선다. 윤리위가 지난 18일 ‘홍 시장 수해시 골프논란 관련 징계절차 개시 여부의 건’을 직권개시의 건으로 상정한 이틀 뒤인 20일 회의를 거쳐 징계절차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

윤리위는 △15일 수해 중 골프 행위 관련 당 윤리규칙 제22조 제2항(사행행위·유흥·골프 등의 제한 위반 △17~18일 언론 인터뷰 및 페이스북 글 게시 관련 당 윤리규칙 제4조 제1항(품위유지) 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절차 개시 및 후속 절차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윤리위는 오는 26일 오후 국민의힘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홍 시장의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윤리위는 홍 시장이 출석해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고 이를 참작해 징계 심의할 것으로 보인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대개 심의 며칠 전에 심의 대상자가 출석 여부를 통보한다. 홍 시장은 아직 출석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며 “출석하지 않더라도 서면을 통해서 또는 대리인을 통해서 소명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자신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자 20일 밤 SNS에 ‘과하지욕’(跨下之辱)이란 고사성어로 심경을 드러냈다가 8시간여만에 삭제했다. ‘과하지욕’은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이라는 뜻으로, 중국 한나라 개국공신 한신이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젊은 시절 불량배의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며 치욕을 견딘 일에서 유래했다. [사진 =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캡처]
홍 시장은 본격적으로 윤리위가 징계 심의에 들어가자 다소 당황한 기색이다.

홍 시장은 윤리위의 징계 개시의 건 논의 전인 지난 19일 대구시청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날까지 ‘잘못 없다’고 일관하던 태도와 상반되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런데도 윤리위가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하자 홍 시장은 자신의 SNS에 ‘과하지욕(跨下之辱)’이라는 네 글자를 올렸다. ‘과하지욕’은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라는 뜻으로, 큰 뜻을 지닌 사람은 쓸데없는 일로 남들과 옥신각신 다투지 않음을 빗대는 말이다. 이는 홍 시장이 윤리위의 결과에 승복하진 않지만 일을 크게 키우지 않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홍 시장은 해당 게시물은 약 8시간 만에 삭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국회를 떠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리위의 징계 심의를 앞두고 홍 시장의 행보에 따라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반성에 대한 진정성의 평가는 국민의 몫이겠지만, 윤리위원들도 ‘사과를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에 차별을 두겠다’고 언급한 것처럼 징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기윤 윤리위원이) 수해 봉사 활동하거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면 양형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기 때문에 홍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수해 상황에서 골프친 것에 국민적 분노가 일었는데, 홍 시장이 ‘잘못한 것 없다’고 대응했던 것은 판단 미스였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론이 좋지 않자 바로 사과한 것은 잘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저자세로 가야 징계 수위도 낮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