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 휩쓴 '괴물 DF', 뮌헨에 상륙...김민재 "독일에서도 몬스터 되겠다"
[OSEN=고성환 기자] 세리에 A 정복을 마친 '괴물' 김민재(27)가 바이에른 뮌헨에 상륙했다.
김민재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뮌헨 클럽하우스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뮌헨 소속으로는 첫 기자회견이었다. 그는 "선수들과 코치들, 그리고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CEO도 나를 잘 챙겨줬다. 기분이 좋고, 새로운 도전이 정말 기대된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드레센 CEO도 "김민재의 첫인상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절제하고 예의 바른 젊은이다. 그는 다양한 리그, 특히 나폴리에서 자신을 드러냈다. 수비 축구의 나라에서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는 사람이라면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는 수비의 중심에서 팀을 발전시키고 완벽한 시야와 좋은 정신력을 갖춘 선수를 찾았다. 그는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라며 극찬을 전했다.
또한 드레센 CEO는 "김민재는 이미 한국에서 전설이다. 그는 매우 좋은 평판을 지니고 있다. 그의 부모님이 우리 경기 중 하나를 보러 오신다는 것도 기쁘다. 김민재는 아시아 전역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김민재는 나폴리가 아닌 뮌헨의 등번호 3번을 달고 뛴다. 그는 파울 브라이트너, 빅상트 리자라쥐, 루시우, 사비 알론소에 이어 뮌헨 3번 계보를 잇게 됐다. 김민재는 "3번을 받았다. 내 목표는 이곳에서 모든 걸 다 바치고, 이 등번호의 명예를 이어 나가는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김민재는 이탈리아에 이어 독일에서도 '몬스터'로 불릴 수 있도록 활약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나폴리에 입성하자마자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발돋움했고, 2022-2023시즌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도착과 동시에 이탈리아 무대를 휩쓴 셈.
다음 목표는 독일이다. 김민재는 "(괴물이란 호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독일에서도 그 별명에 부응하고 싶다. 괴물은 한국에서 시작된 별명으로 여러 별명이 있었지만, 이것만큼은 바뀌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파리 생제르맹으로 떠난 뤼카 에르난데스의 빈자리를 메우며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그를 강하게 원했던 만큼, 독일 현지 매체들도 김민재가 다요 우파메카노를 밀어내고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짝을 이루리라 점치고 있다.
김민재도 투헬 감독이 주문하는 역할이라면 뭐든지 해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감독님은 내가 바이에른과 어울리는 이유를 말해줬다. 만약 우리가 스리백으로 경기한다면 나는 스리백에서 뛸 것이고, 포백으로 경기한다면 포백에서 뛸 것이다. 만약 감독님이 날 왼쪽에 내보낸다면 왼쪽에서, 오른쪽에 내보낸다면 오른쪽에서 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과 달리 유니폼에 이름인 '민재(MINJAE)'를 새겼다. 그는 "나는 민재라고 불리길 좋아한다. 하지만 팬들은 '김(KIM)'이라고 불러도 환영"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민재는 "내 장점은 공간을 커버하는 능력이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며 "난 수줍음이 있고, 공손한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경기장 위에선 모든 걸 바치며 즐기고 싶다. 그렇게 하는 일이 어렵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바깥에선 그렇지 않을지라도, 피치 위에선 리더가 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나폴리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는 모두가 수비에 참여했다. 우리는 33년 만에 우승했고, 최선을 다했다. 이제 나는 바이에른 선수다. 감독님이 기대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제 김민재는 오는 23일 팀 프레젠테이션에서 다시 한번 자신을 소개한 뒤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뮌헨은 올여름 일본과 싱가포르를 찾아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뮌헨은 26일 도쿄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전을 시작으로 29일에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만난 뒤 싱가포르로 자리를 옮겨 8월 2일 리버풀과 격돌한다.
김민재도 일본 투어에 함께할 계획이다. 그는 이미 테게른제 캠프에 합류해 동료들과 훈련도 진행됐다. 그는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지난 6일에야 퇴소했지만, 적극적으로 팀 훈련에 참여하며 의욕을 드러냈다.
김민재는 공을 갖고 하는 훈련도 진행 중이다. 그는 팀 훈련을 전부 소화하지는 않았지만, 간단한 스트레칭은 물론이고 론도(공 돌리기) 등 실외 훈련도 진행했다. 뮌헨은 지난 20일 "김민재는 오후에 처음으로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훈련장에 섰다. 그는 아침에 하던 개인 훈련을 다시 하면서 훈련 세션 일부를 완료했다"라고 밝혔다.
사실 김민재는 테게른제 대신 한국에서 곧장 일본으로 날아갈 수도 있었다. 독일 'RAN'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그에게 독일 대신 일본에서 합류할 수 있도록 허락했지만, 김민재가 스스로 테게른제행을 결정했다. 투헬 감독은 이를 보며 "김민재가 얼마나 진지한 태도를 갖고 있는지 볼 수 있다"라며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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