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
경찰, 30대 남성 구속영장 신청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묻지마’ 흉기난동을 벌여 4명의 사상자를 낸 30대 남성이 경찰에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며 범행 이유를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전날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후 살인 혐의를 받는 피의자 조모씨(3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을 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신림역 인근을 범행장소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전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어, 사람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알기에 정한 것”이라는 진술이 나왔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동기·범행장소 선정 이유 및 범행 경위 등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펜타닐 복용’을 주장했지만 이후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전날 조씨는 오후 2시7분부터 3분여 동안 관악구 신림동에서 행인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에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3명이 다쳤다. 피해자 모두 조씨와 일면식도 없던 사이로 알려졌다.
이날 범행이 일어난 신림동 골목에는 숨진 20대 남성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오후 3시쯤에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현장을 찾기도 했다. 한 장관은 “재발 방지와 피해자 가족분들에게 유감을 표명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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