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라도 방류 개시”…도쿄전력, 오염처리수 방류 준비 완료
현재 133만 톤 이상의 오염처리수 대형 탱크에…하루 최대 500톤 배출
오염처리수 발생량 현재 많이 줄어든 상태…빗물, 지하수 통한 오염처리수 여전히 생기는 중
“이제는 언제라도 방류를 개시할 수 있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지난 21일 외국 언론사 기자 15명을 초청해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정화한 오염처리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방류하는 설비를 공개하는 설명회를 열었다.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만난 도쿄전력 직원들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만을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기자들에게 방류를 위한 시설과 과정을 설명해준 도쿄전력 직원은 “준비는 끝났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방류 개시 시기만 정해주면 된다는 얘기다.
그동안 국내외 언론에 원전 시설을 공개한 적은 있지만, 시운전과 행정기관의 시설 검사까지 받아 방류 준비를 끝낸 뒤 한국 기자들에게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전력은 지난달 시운전을 마치고 이달 7일 일본의 행정기구인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방류 설비에 대한 검사 합격증인 ‘종료증’을 교부받아 방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끝마친 상태다.
도쿄전력은 알프스를 거쳐 정화한 오염처리수를 다시 탱크에 보내 방사성 핵종이 제대로 제거됐는지 측정, 정부 기준 충족이 확인돼야 이송용 배관을 거쳐 바닷물과 희석해 해저 터널을 통해 1km 밖 바다로 내보낸다고 과정별로 시설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수 많은 탱크에서 방류 설비까지 이어주는 대형 배관 옆으로 일부 중장비가 남아있는 것을 제외하면 방류 설비는 완비된 것처럼 보였다.
도쿄전력이 방류를 서두르는 이유는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 추진을 위한 부지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일본 정부는 원자로 6기가 있는 후쿠시마 원전의 폐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일본 정부가 세운 중장기 계획으로는 폐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앞으로 30∼40년 뒤에야 폐로가 완료될 예정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현재 133만 톤 이상의 오염처리수가 1000여 개의 대형 탱크에 들어 있다. 방류 개시가 결정되면 알프스로 정화한 오염처리수가 하루 최대 500톤 가까이 배출될 예정이다.
현재는 사고 초기처럼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원자로에 물을 대량으로 쏟아붓지는 않는 만큼 오염처리수 발생량은 많이 줄어든 상태다. 또 오염수 발생 저감 대책을 통해 2020년에는 하루 150㎥ 이하 수준으로 발생량을 줄였다. 2025년에는 이를 100㎥ 규모로 더 감축할 계획이다. 다만 빗물, 지하수 등을 통해 오염처리수는 여전히 계속 생기는 중이다.
도쿄 전력이 기자들에게 시설을 직접 보여준 것은 요염처리수 해양방류에 대한 해외 여론을 호전시키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본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종합보고서 평가 이후 전방위 홍보전을 펼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 7일 일본 당국으로부터 종료증을 직접 교부받은 마츠모토 준이치(松本純一)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추진컴퍼니 프로젝트관리 실장은 “권위 있는 IAEA의 분석 결과”라면서 해양 방류가 안전하다는 주장을 거듭했다. IAEA는 종합보고서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마츠모토 실장은 “한국은 지난 5월 양국 정부 간 합의에 따라 시찰단도 와서 직접 봤다”며 “한국 분들에게 정보가 제대로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2021년 4월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5가지 대안 중 해양 방류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었기 때문에 채택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들은 기시다 총리가 방류에 반대하는 자국 어민들과의 조율을 거쳐 다음 달 중 방류 개시를 지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이던 지난 12일(현지시간)에도 해양 방류 시기와 관련해 “안전성의 확보와 풍평(소문) 대책의 대처 상황을 범정부적으로 확인해 판단하겠다”며 “올여름 방류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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