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대만·말레이·우즈벡발 '수상한 소포'…"개봉 말고 즉시 신고"

김완진 기자 2023. 7. 2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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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울산 동구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독극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사진은 소방대원이 해당 우편물을 확인하는 모습. (울산소방본부 제공=연합뉴스)]

울산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유사한 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울산에서는 소포를 개봉한 3명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이송됐고, 제주와 대전, 경기 용인시, 경남 함안군 등에서도 관련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오늘(22일) 울산소방본부와 울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낮 12시 29분쯤 동구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대만발 국제우편물로 추정되는 노란색 소포를 개봉한 시설 관계자 3명이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 이송됐습니다.

이들 3명은 현재 격리병상에 입원 중으로, 현재는 증세가 호전돼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입니다. 피검사에서도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봉투에 별다른 물질이 없어 독성 기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간이검사 결과 방사능이나 화학 물질 등에 대한 특이점은 드러나지 않았으며, 정밀검사를 위해 봉투와 공기 시료를 국방과학연구소로 보낸 상태입니다.

소포 겉면에는 해당 시설 주소와 함께 수취인 이름과 전화번호도 적혀 있었지만, 이 시설에 해당 이름을 가진 직원·이용자는 없었고 전화번호도 확인되지 않는 번호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우선 우체국을 통해 소포가 배송된 경로를 확인 중인데, 온라인 쇼핑몰 판매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하는 이른바 '브러싱 스캠'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 중입니다.

제주에서도 유사한 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제주도와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어제 오후 8시 50분께 제주시에 거주하는 A씨가 "수상한 소포를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지난 11일 오전 8시 50분께 주거지 1층 우편함에서 이 소포를 발견한 뒤 뜯어 투명 지퍼백에 담긴 화장품으로 추정되는 튜브형 용기 2개를 확인한 다음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이후 울산 장애인복지시설 소포 관련 보도를 접하고 해당 소포를 꺼내 인근 지구대를 방문해 신고했는데, A씨가 받은 소포는 울산에서 발견된 소포와 비슷한 노란색 봉투에 들어있었고 대만에서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주도는 경찰과 소방, 군 등 관계기관과 함께 현장에 나가 폭발물과 방사능, 화학물질, 생화학 검사를 했으며 그 결과 모두 음성 또는 불검출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도 보건환경연구원이 해당 소포를 임시보관 중으로, 조만간 국방과학연구소가 정밀 분석 작업할 예정입니다.
 
[울산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유사한 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경남 함안군에서 발견된 소포 확인 위해 출동한 군·경들. (경남경찰청 제공=연합뉴스)]

경남 함안군에서는 이날 오전 8시 58분께 칠원읍 소재 모 건설사 대표이사 B씨가 사무실에 해외 우편물을 보관 중이라고 신고했습니다.

전날 독극물 의심 소포 관련 보도를 접한 B씨는 이날 아침 칠원지구대를 방문해 사무실에 2개월여간 보관 중인 수취인 불명 해외 우편물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이 소방, 군, 낙동강유역환경청 등 유관기관과 공조해 봉투를 칠원공설운동장으로 옮겨 개봉한 결과 봉투에는 파란색 종이가 낚싯바늘 형태로 접혀 있었습니다.

우편물에 대한 1·2차 화생방 간이진단을 시행한 결과 특이점은 없었으며, 해당 종이에도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해당 우편물은 하얀색 봉투에 담겨 있었으며, 발송지는 말레이시아로 확인됐습니다.

경기 용인에서도 이날 오전 11시께 처인구 포곡읍 한 공장에서 비슷한 우편물이 발견돼 관계자가 112에 신고했습니다.

검은 비닐봉지에 싸여 있던 이 우편물 겉면에는 해당 공장 주소가 적혀 있었지만, 수신인 이름은 공장과 관련 없는 외국인의 이름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경찰은 우편물에 찍힌 소인 등을 보아 대만에서 발송된 것으로 추정하는데, 최초 발견한 신고자가 봉투를 열었지만 내용물은 없었습니다.

경찰은 봉투에 가스 등이 있었을 가능성에 대비해 정밀검사를 시행했으나 별다른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신고자에게서 현재까지 별다른 건강 이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향후 추적 관찰할 계획입니다.
 
[21일 오전 11시 18분께 대전 동구 주산동 한 가정집 우편함에 정체불명의 국제우편물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진은 추동 한 식당으로 온 말레이시아 발송 우편물. (대전경찰청 제공=연합뉴스)]

대전에서도 이날 오전 11시 18분께 동구 주산동 한 가정집에서 정체불명의 국제우편물이 발견됐습니다. 집 우편함에서 발견된 우편물은 대만에서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투명한 비닐 포장지에 싸인 해당 우편물 내부에는 립밤으로 추정되는 물건이 들어있었는데, 소방당국은 통제선을 설치하고 우편물을 국과수로 보내 확인 중입니다. 해당 신고자 옆집에서도 우즈베키스탄 발송 우편물이 1개 발견돼 수취인이 올 때까지 별도로 보관 중입니다.

비슷한 시간 동구 추동의 한 식당에서도 유사한 신고가 접수돼 확인하고 있습니다.

대전 동구는 이날 오후 1시 21분과 오후 2시 잇따라 '대만발송 유해 물질로 의심되는 해외 우편물은 열어보지 마시고 112나 119에 즉시 신고하시기를 바란다'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외국에서 주문하지 않은 우편물을 받는 경우 개봉하지 말고 즉시 112나 119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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