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의 최후' 루카쿠, '나 좀 데려가' 간청→칼거절..."남은 건 사우디행뿐"
[OSEN=고성환 기자] 로멜루 루카쿠(30, 첼시)가 창피를 무릅쓰고 인터 밀란 복귀를 재추진했다. 물론 결과는 단호한 거절이었다.
이탈리아 '가제타'는 21일(한국시간) "루카쿠는 인테르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접촉을 시도했지만, 거절당했다"라며 "인테르의 문은 닫혔다. 그들은 루카쿠를 원하지 않는다. 과거는 바뀔 수 없다"라고 보도했다.
배신자의 최후다. 루카쿠는 지난 2021년 여름 인테르를 떠나 친정팀 첼시에 합류했다. 이적료는 무려 1억 1300만 유로(약 1620억 원)로 첼시 역사상 최고 이적료였다. 첼시가 '세리에 A MVP' 루카쿠에게 거는 기대는 그만큼이나 컸다.
하지만 첼시 유니폼을 입은 루카쿠는 최악이었다. 그는 부진과 부상을 반복했고, 고작 리그 8골에 그쳤다. 게다가 그는 "나는 첼시에서 행복하지 않다. 언젠가는 인테르로 돌아가고 싶다" 등 폭탄 발언을 터트리며 팬들의 속을 뒤집어놨다.
결국 루카쿠는 한 시즌 만에 임대로 인테르에 복귀했다. 임대료는 800만 유로(약 114억 원)에 불과했다. 다시 인테르 선수가 된 루카쿠는 "집에 온 것 같다. 돌아와 행복하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2022-2023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4골 7도움을 기록했다.
루카쿠는 임대 생활이 끝나고도 인테르에 남고자 했다. 그는 첼시 훈련 복귀까지 거부하면서 인테르 완전 이적을 추진했다. 인테르 역시 기본 이적료 3500만 유로(약 502억 원)에 보너스 500만 유로(약 71억 원)를 제시해 첼시의 승낙을 받아냈다. 이제 루카쿠만 계약에 서명하면 거래를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
여기서 대반전이 펼쳐졌다. 루카쿠가 갑자기 인테르와 연락을 모두 차단하고 잠적한 채 유벤투스와 협상을 진행한 것. 유벤투스 역시 8월 4일까지 두샨 블라호비치를 판매한다는 조건으로 첼시에 3750만 유로(약 537억 원)에 보너스 250만 유로(약 35억 원)를 공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인테르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미 몇 년이나 함께했던 루카쿠가 하루아침에 라이벌 유벤투스 쪽으로 돌아서 버렸기 때문. 게다가 그는 과거 유벤투스로 절대 이적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기에 더욱 놀라운 일이다.
루카쿠는 유벤투스로 가기 위해 에이전시 '록 네이션'과 작별까지 각오했다. 가제타는 "록 네이션은 끝까지 루카쿠가 밀라노에 머물게 하고자 노력했다. 그들은 유벤투스행에 전적으로 반대했다"라며 "록 네이션은 최근 몇 년간 루카쿠와 함께했지만, 이제는 그를 떠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인테르도 빠르게 루카쿠를 손절했다.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에 따르면 크게 분노한 인테르는 첼시에 전화를 걸어 루카쿠 영입 의사가 없다고 통보한 뒤 다른 공격수를 찾아 나섰다. 피에로 아우실리오 인테르 디렉터는 루카쿠와 아주 짧은 통화를 나눴고, 그에게 이제는 상황을 되돌릴 수 없다고 통보했다.
루카쿠는 이대로 유벤투스로 향하는가 싶었지만, 또 상황이 바뀌었다. 블라호비치 거래가 늦어지면서 루카쿠의 거취도 불투명해진 것. 그는 부랴부랴 인테르에 연락해 다시 협상에 나서려 했지만,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스포츠 키다'는 "루카쿠는 유벤투스 이적이 어려워짐에 따라 인테르에 자신을 영입해달라고 간청했다"라며 "이제 유벤투스는 루카쿠 영입전에서 한발 물러났고, 첼시는 그를 프리시즌 투어에서 제외했다. 유벤투스는 떠났고, 인테르는 그에게 화가 났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기차는 떠난 지 오래였다. 인테르는 자신들을 배신한 루카쿠를 다시 품을 생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는 "인테르에 루카쿠는 이미 과거가 됐다. 그와 협상은 확실히 끝났다. 인테르 보드진이 루카쿠 영입을 다시 고려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인테르는 벌써 다른 공격수 영입에 착수했다. 후보로는 폴라린 발로건(아스날), 메흐디 타레미(포르투), 알바로 모라타(아틀레티모 마드리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제 루카쿠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많지 않다. 유벤투스나 인테르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 한 그가 고를 수 있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뿐이다. 이탈리아 '칼치오 메르카토'는 "루카쿠는 주변과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었고, 그 값을 치르고 있다"라며 "루카쿠에게 남은 방안은 다시 사우디행을 고려하는 것뿐이다. 그는 원하지 않던 알 힐랄 이적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finekosh@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