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해병대원 눈물의 영결식···“사랑해, 우리 아들 사랑해”

전지현 기자 2023. 7. 22. 15: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체육관인 ‘김대식관’에서 열린 고 채수근 상병 영결식에서 영현이 입장하고 있다. 채 상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께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연합뉴스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소속 고 채수근 상병(20)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해병대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에서 유가족들과 동료 장병들은 슬픔에 잠긴 채 고인을 떠나보냈다.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김대식관에서 22일 오전 거행된 영결식은 개식사, 고인에 대한 경례, 고인 약력보고, 조사, 추도사, 헌화 및 분향, 조총 발사 및 묵념, 폐식사 순으로 진행됐다. 유가족을 비롯한 친지와 해병대 장병들을 비롯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조사에서 “지켜주지 못한 것에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부모님께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추도의 뜻을 전했다.

채 상병과 해병대 동기인 진승현 일병은 추도사에서 “중대에 하나밖에 없는 동기를 다시 볼 수 없다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모든 일에 앞장서던 너는 내가 봤던 그 누구보다 진정한 군인이었다. 부디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추도사를 끝낸 진 일병을 안아주며 눈물을 흘리다가 끝내 실신해 영결식 도중 응급치료를 받았다. 유가족 대표는 인사를 통해 “이번 사고를 계기로 수근이가 사랑한 해병대가 원인 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같이 비통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마련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체육관인 ‘김대식관’에서 열린 고 채수근 상병 영결식에서 영현이 운구차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채 상병의 영현은 영결식 이후 해병대 장병들의 도열 속에 운구차로 이송됐다. 장병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관 운구가 시작되자 휠체어를 탄 채 아들의 관에 손을 대며 “사랑해, 우리 아들 사랑해”라고 말하다 관 위로 쓰러져 눈물을 흘렸다.

채 상병의 영현은 화장된 이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채 상병은 지난 19일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폭우 피해자를 찾기 위한 수색 임무를 수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국방부와 해병대는 순직상병 예우를 위해 일병에서 상병으로 한계급 추서 진급시켰고 채 상병에게 보국훈장 광복장을 수여했다.

채 상병은 27년째 활동 중인 현직 소방관의 외동아들이자 한 집안의 장손이었다.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결혼 생활 10년차에 어렵게 채 상병을 낳았다. 전북 남원이 고향인 채 상병은 전주에서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지난 5월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