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처음으로 안방에서 숙적 천위페이 꺾고 코리아오픈 결승 진출···“부모님 앞에서 승리해 기쁘다”[스경x현장]

안세영이 22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3 코리아오픈 여자단식 4강전에서 천위페이를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요넥스 코리아 제공

안세영(21)이 안방에서 ‘숙적’ 천위페이(25·중국)를 꺾었다.

안세영은 22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500 코리아 오픈 여자단식 4강전에서 천위페이를 2-1(15-21 21-8 24-22)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1게임을 아쉽게 내준 안세영은 2게임에서 완벽하게 압도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든 뒤 3게임에서는 치열한 랠리를 주고받으며 듀스 접전 끝에 승리했다. 천위페이의 범실을 잇달아 유도하면서 19-12까지 앞서 몰아붙였으나 4연속 실점하며 쫓기기 시작했고, 20-17로 매치포인트를 만들어놓고 20-20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22-22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안세영은 백핸드 드라이브를 성공한 뒤 천위페이의 하이클리어가 라인 밖으로 나가면서 안세영이 승리를 확정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안세영은 23일 결승전을 통해 2연패에 도전한다.

2연속 우승에 도전하게 된 것과 함께 천위페이를 다시 한 번 꺾은 것이 안세영에게 큰 자신감을 안겨줄 수 있다.

세계랭킹 3위인 천위페이는 지난해까지 안세영과 맞대결에서 8승1패로 압도했던 강적이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안세영을 8강에서 탈락시키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주인공이다. 그러나 올해는 안세영이 4승2패로 앞서고 있다. 안세영은 올해 1월 말레이시아오픈과 3월 전영오픈, 4월 두바이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에서 천위페이를 꺾고 3연승을 거뒀다. 지난 5월 수디르만컵과 6월 인도네시아오픈 결승에서는 잇달아 승리를 내줬지만 이번에 다시 접전 끝에 승리하면서 상대전적 5승10패를 만들었다.

안세영이 22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여자단식 4강전에서 경기하고 있다. 요넥스 코리아 제공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은 세계랭킹 2위로 2번 시드를 받으면서 3번 시드의 천위페이와 결승이 아닌 4강에서 맞붙었다. 안세영이 천위페이를 상대로 거둔 5승 중 한국에서 열린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안세영은 부모님과 한국 팬들이 직접 보는 가운데서 처음으로 천위페이를 꺾으면서 대회 2연패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했던 산을 넘었다.

안세영은 경기 뒤 “정말 힘들었다.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에 체력 부담도 있다보니 조급해졌다. 단타로 이기려고 했는데 천위페이가 당황하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하면서 오히려 내가 당황했다”며 “천위페이는 만날 때마다 점점 어려워진다. 천위페이는 나를 거의 2-0으로 이기는데 나는 2-0으로 이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앞으로도 2-0으로 이길 수 있도록 연구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여수 배드민턴 팬들의 큰 응원 속에 접전을 따낸 안세영은 “천위페이 상대로 연패를 끊은 것도 좋지만 부모님 앞에서, 그리고 크게 응원해주신 팬들 앞에서 천위페이를 이긴 것이 좋았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안세영과 우승을 다툴 상대는 세계랭킹 4위 타이쯔잉(대만)이다. 타이쯔잉은 이날 4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0(21-17 21-19)으로 제압했다. 타이쯔잉과 상대전적에서는 안세영이 6승2패로 앞서 있다.

여수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