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도 반도체 협력 MOU...판 커지는 中과의 반도체 전쟁
일본과 인도가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해 경제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20일(현지 시각)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과 아슈위니 바이슈나우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이 인도 뉴델리에서 양국 반도체 개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 MOU는 설계, 생산, 장비 연구, 인력 개발을 비롯한 반도체 개발 전반에 두 나라가 협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나라와 미국, 호주 등 4개국이 참가하는 안보협력체 ‘쿼드(Quad)’는 중국에 맞서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합의도 쿼드 참여국의 협력의 일환이다.
인도는 앞서 쿼드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과 반도체 협력에 합의한 데 이어, 일본과 두번째 협력 약속을 맺었다. 인도는 급격한 경제 성장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 우수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합의는 반도체와 관련한 양국의 약점을 상호 보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본은 현재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특정 소재와 반도체를 제조하는 장비 생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반도체 완제품 생산 능력에서는 글로벌 경쟁국에 뒤쳐지는 편이다. 인도는 중국과의 국경 분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대부분의 수입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서명 직후 기자회견에서 “인도는 반도체 설계와 같은 분야에서 우수한 인적 자원을 갖고 있다”면서 “서로의 장점을 활용해 가능한 한 빨리 구체적인 관련 기획들을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바이슈나우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은 “산업 간 협력뿐 아니라 정부 간 협력 기회를 도모하는 기구를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협력이 강화되고,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가 계속되자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8월 1일부터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금속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서 바이슈나우 장관은 " 세계에는 핵심 원료 생산지가 많다.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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