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교사 생전 손편지 공개…"착한 아이들 만나 행복했던 1년"

이지현 기자 2023. 7. 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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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담임 교사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이 교사가 올해 초 자필로 쓴 손편지가 공개됐습니다.

지난해 담임을 맡았던 1학년 학급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편지였습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SNS를 통해 "2022학년도 학부모가 기억하는 고인의 손편지를 제보받아 추모의 뜻으로 공개한다"며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숨진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가 지난해 맡은 1학년 학급 학부모들에게 쓴 손편지. 〈사진=서울교사노동조합 SNS 캡처〉
편지에서 A씨는 "감사한 마음을 전달드리고 싶어 이렇게나마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리려 한다"고 글을 시작했습니다.

A씨는 "2022년은 저에게 참 선물 같은 해였다"며 "그 어느 때보다도 너무나 훌륭하고 착한 아이들을 만나 함께할 수 있음에 저에게도 너무나 가슴 벅차고 행복했던 1년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교직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좋은 아이들을 또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르치며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쑥쑥 자라나는 모습을 보니 참 대견하고 흐뭇했다"며 "원 없이 웃으며 즐거웠던 순간, 속상하고 아쉬웠던 순간들 모두가 아이들의 삶에 거름이 되어 더욱 단단하고 성숙한 존재가 되도록 도울 것이라 믿는다"고 했습니다.

학부모들에게는 "참으로 귀한 우리 아이들을 믿고 맡겨주시고, 아이의 학교생활을 늘 지지해주셨음에 담임교사로서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3월 이 학교에 처음 발령받은 신규 교사였습니다.

A씨의 사망 이후 일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은 교사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조사에 나섰습니다.

한편 A씨 사망 이후 각종 교사 커뮤니티에서는 진상을 규명하고 교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하는 온·오프라인 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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