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尹 관저 답사 풍수 전문가 공방전… “김정숙·이재명도 만났다” vs “국제적 망신”

경찰, 역술인 천공 관저 선정 개입 의혹 ‘허위’ 잠정 결론
與 “풍수학 최고 권위자에 또 ‘무속 프레임’”
野 “궁궐터 정하던 조선시대인가”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풍수 전문가가 후보지를 답사한 것으로 확인되자, 여야 간 공방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역술인 천공이 아닌 풍수 전문가라고 해도 ‘국제적 망신’이라고 지적한 반면,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무속 정치’ 프레임을 타파하기 위해 관저 답사에 함께 한 풍수 전문가는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정숙 여사와 이재명 부부도 만난 적이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대통령 관저. 지난해 8월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옛 외교부장관 공관에서 대통령 관저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 /뉴스1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백재권 교수는 풍수지리학계 최고 권위자”라며 “청와대 용산 이전 태스크포스(TF)는 백 교수의 풍수지리학적 견해를 참고자 들은 바 있으나 최종 관저 선정은 경호, 안보,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됐고, 심지어 백 교수의 의견과는 다른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경찰 등에 따르면 민주당에서 제기했던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은 허위라고 잠정 결론 내렸다. 지난해 3월 육군참모총장 공관에는 청와대 용산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김용현 경호처장을 비롯해 건축·조경·역사 전문가 등이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풍수 전문가인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도 포함됐다.

경찰은 천공이 방문했다던 육군참모총장 공관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했다. 하지만 천공의 출입 흔적을 찾지 못했고, 조만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백 교수는 19대 대선 당시 김정숙 여사를 만나 조언을 한 적도 있으며, 2017년에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부부까지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민주당식 논리대로라면 이재명 후보는 대선 전략을 한낱 풍수 전문가와 논의했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 대표 부부도, 김정숙 여사도, 조언을 받은 바 있는 풍수지리학 전문가를 ‘무속 정치’ 프레임에 억지로 결부시키려 하고 있다”며 “사실에 대한 정확한 확인도 없이, 가짜뉴스라도 일단 팔아먹고 보려는 민주당의 저급한 시도에 강한 유감”이라고 했다.

앞서 전날 민주당은 대통령 관저 선정에 관여한 사람이 역술인 천공이 아니라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라는 보도가 나오자 ‘국제적 망신’이라고 지적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백 교수를 숨겨놓고 천공은 안 왔다며 펄펄 뛰던 대통령실의 행태는 국민을 능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 경호실장이 풍수 전문가를 대동해 답사했다는 것도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지금이 풍수 전문가와 궁궐터를 정해주던 조선시대인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