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때 "축구는 사커" 했다가 뭇매 맞은 바이든, 이번엔 종목명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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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여자 월드컵에 출전 중인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며 '축구'라는 표현을 쏙 빼 눈길을 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여자 대표팀의 첫 시합을 하루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응원 동영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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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라는 종목 이름은 아예 언급 안 해
'풋볼이냐, 사커냐' 논란 재연 의식한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여자 월드컵에 출전 중인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며 ‘축구’라는 표현을 쏙 빼 눈길을 끈다. 유럽의 축구 강국 등 미국을 제외한 세계 거의 대부분 나라가 축구를 영어로 ‘풋볼’(football)이라고 표기하지만, 미국은 미식축구(아메리칸풋볼)와의 구별을 위해 ‘사커’(soccer)란 단어를 쓴다.
미국은 남자 축구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나 여자 축구는 세계 최강으로 이번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현재 피파 여자 월드컵이 열리고 있음을 아는 축구 팬들이야 상관 없겠으나, 그렇지 않은 이들 입장에선 무엇을 응원한다는 건지 헷갈릴 법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축구라는 종목 이름을 생략한 탓이다. 그는 미국 대표팀이라고만 했을 뿐 무슨 경기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2022년 카타르 피파 남자 월드컵 때의 트라우마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당시 조별리그를 통과한 미국은 16강전에서 강호 네덜란드와 만났다. 시합 전 바이든 대통령은 SNS 응원 영상에서 축구공을 든 채 “이 종목은 사커라고 불리죠”라고 말했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 축구 팬들은 발끈했다. ‘축구는 사커가 아니고 풋볼’이란 항의 댓글이 온라인 공간에 쇄도했다. 홀로 사커라는 표현을 고집하는 미국의 오만함을 꼬집는 글도 눈에 띄었다.
결국 미국은 실력에서 한 수 위인 네덜란드에 1-3으로 져 16강을 끝으로 탈락했다. 그러자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SNS에 “미안해요 조(Sorry Joe), 풋볼이 이겼어요(football won)”라고 적었다. 겉으로는 패자인 미국을 위로하는 듯하지만 실은 ‘축구는 역시 사커가 아니고 풋볼’이란 속내가 담겨 있다.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응원 메시지를 올리며 축구란 종목명을 뺀 것은 ‘축구가 풋볼이냐, 사커냐’ 하는 해묵은 논쟁이 다시 벌어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괜히 다른 나라 축구 팬들을 자극해 미국 대표팀에 불리한 여론이 조성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여자 대표팀은 22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조별리그 E조 첫 경기에서 베트남을 3-0으로 완파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앞으로 네덜란드(27일), 포르투갈(8월1일)과 남은 조별리그 시합을 치른다.
미국은 역대 8차례 열린 피파 여자 월드컵에서 절반인 4번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독일(2회 우승), 노르웨이·일본(각 1회 우승) 순서다. 직전의 2019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디펜딩 챔피언 미국은 이번 대회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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