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교사 추모 발걸음···애도 카톡 '프사'에 학부모 항의도

김태원 기자 2023. 7. 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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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20대 담임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속에는 '선배님의 소중한 생명이 헛되지 않도록 저희가 힘을 합쳐서 학교를 바꾸고 교육을 밝히겠습니다', '이것은 선생님만의 슬픔과 아픔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함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선배로서 교사의 권리를 지키지 못해 미안합니다' 등의 추모 문구가 빼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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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20대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 선택을 한 가운데 학교 정문에 이 교사를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경제]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20대 담임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교사노조, 전교조 등은 교육당국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0일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문제가 된 학교 정문 앞에서 추모객들이 남긴 포스트잇 사진 등이 확산됐다. 사진 속에는 ‘선배님의 소중한 생명이 헛되지 않도록 저희가 힘을 합쳐서 학교를 바꾸고 교육을 밝히겠습니다’, ‘이것은 선생님만의 슬픔과 아픔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함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선배로서 교사의 권리를 지키지 못해 미안합니다’ 등의 추모 문구가 빼곡했다. ‘선생님의 억울함, 고통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주세요’라며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내용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20대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 선택을 한 가운데 학교 정문에 이 교사를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교사들 사이에서는 A씨가 교편을 잡은 지 얼마 안 된 신규 교사인 데다가 학교 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학부모 민원에 시달려왔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특정 학부모가 지속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A교사는 1학년 담임 및 학폭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학교폭력 사건이 (사망의) 주요한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SNS상에서 유포되고 있다”며 “교육당국과 경찰당국에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힌 상태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20대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 선택을 한 가운데 학교 정문에 이 교사를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다만 아직 경찰 조사에서 A씨의 가족과 동료 등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고 볼만한 정황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 초등학교 교사들은 20일 오후 3시부터 문제가 된 학교 정문 앞에서 국화꽃과 촛불을 들고 모여 추모 문화제를 연다는 계획이다.

한편 카카오톡 프로필을 추모 사진으로 설정했더니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는 다른 교사의 전언도 확산되며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A씨의 극단적 선택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학부모로부터의 압박’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이날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추모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건 교사가 학부모에게서 받았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A씨가 바꾼 프로필 사진에는 추모의 의미를 담은 검은색 리본 아래에 '23.07.18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선생님께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를 본 한 학부모는 이날 오전 7시38분 "이른 아침에 죄송하다. 다름 아니고 선생님의 프로필 사진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 어린데 선생님의 행동 하나하나가 다 큰 영향을 준다는 거 아시죠?"라고 지적했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이어 "아직 사실관계도 판명 나지 않은 일로 이렇게 추모한다는 걸 드러내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연락드린다"며 "아이들이 상처받을 수 있으니 언급 자제 부탁드린다"고 못 박았다.

이 교사는 “이게 학부모다. 카톡 프로필 두 번째 사진으로 바꿨는데 바로 문자 오네”라고 한탄하면서 “추모하는 마음도 표시하면 안 됩니까? (아이들에게) 언급할 생각도 없었습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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