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클럽 최초 우승’ 원BC, 엘리트 야구계에 큰 메시지 안겨
대구 원베이스볼클럽(이하 원BC)이 전국 스포츠클럽 가운데 최초로 지자체 단위 토너먼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공부와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야구에만 집중하는 엘리트 야구부를 격파한 건, 야구계에 큰 사건이다.
원BC(감독 원민구)는 7월 21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제39회 대구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초.중 야구대회’에서 대구중을 6대 3으로 꺾고 중등부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3년째를 맞은 원BC는 20일 경운중(감독 곽동현)과의 4강전에서 창단 첫 승을 기록하며 기세를 탔고, 결승에서 대구중(감독 백봉기)마저 격파하며 스포츠클럽 최초의 우승이란 기적을 연출했다.
학교 연계형 스포츠클럽이 아닌 독립 스포츠클럽이 공식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양산시BC(감독 김만윤)가 기록한 3위 입상으로 원BC의 우승은 사실상 기적이라 봐도 무방하다.
마운드에선 대회 최우수투수상을 수상한 최대웅이 빛났다. 이번 대회 원BC 에이스로 2경기 모두 등판해 단 1실점만을 허용했다. 중학생으론 흔치 않게 파워 커브를 던지는데 떨어지는 각이 대단하다. 타석에선 중장거리 타자 최현웅(타율 0.750)이 공격 첨병 역할을 도맡았다. 장타력이 눈에 띄는 선수로 원BC의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찬스마다 흐름을 이어가는 타격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두 선수 모두 지역 고교팀이 탐내는 자원이다.
대구시야구소프트볼협회 한 관계자는 “나조차 지도자로서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진 못할망정 어른이자 경기인 선배들이 되레 그 꿈을 짓밟고 있으니 얼굴을 들 수 가 없더라. 원BC 선수들의 위대한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야구계에 이런 악습이 없어지길 희망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야구계뿐만이 아니었다. 학교에서도 이런 편견은 이어졌다. 원BC 소속 A선수는 “클럽 야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기존 엘리트 야구부와 다르게 보는 시선이 가장 힘들었다”며 “시합 직전에 학교 친구들에게 자주 듣던 말이 ‘이번에도 지겠네’라는 말이었다. 그때마다 기분은 나빴지만, 나중에 실력으로 보여주자고 다짐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경기 후 원민구 원BC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평일엔 공부와 야구를 병행하고 주말엔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면서도 엘리트 야구부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간 열악한 환경 과 편견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훈련에 임해준 선수들 그리고 학부모님들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 향후 스포츠클럽에서도 구자욱, 김상수, 원태인 같은 선수가 나타나길 바란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원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의 아버지로 중학 무대에서만 20년 이상 지도자로 활약하며 수많은 우승과 후진을 양성해온 베테랑 지도자다.
실제 스포츠클럽이란 제도는 3년 전부터 대한체육회에서 공을 들여온 사업이다. 엘리트 스포츠의 각종 폐해를 방지하고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키우자는 모토로 해당 사업을 시행했지만, 사업에 대한 인지 부족으로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여기다 각 학교마다 스포츠클럽과의 연계 자체를 꺼려하는 점도 어려움을 더한다. 이는 끊이지 않은 엘리트 스포츠계 각종 사건, 사고 때문이다.
원 대표는 “스포츠클럽은 정부에서 권장하고 활성화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한 미래형 스포츠 산업이다. 앞으로 엘리트 스포츠가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협회 차원에서 스포츠클럽에 대한 쉽고 명확한 매뉴얼을 만들어 준다면 정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실무자들과도 꾸준히 만나 소통할 장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틀간 원BC 선수들이 일으킨 기적은 한국 아마야구에 큰 메시지를 안겼다. 빡빡한 학교 일정과 힘든 훈련 속에서 원BC 학생선수들이 보여준 열정은 그간 엘리트 스포츠만이 왕도라는 편견에 강한 울림을 남겼다. 무리한 훈련 대신 효율적으로 스케줄을 짜고 훈련 프로그램을 개선한 원BC. 주말엔 과감하게 휴식을 선언하고 자유롭게 쉬었음에도 토, 일을 모두 훈련한 학교들을 꺾었다. 이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가 가야할 길을 보여준 성공 사례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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