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데뷔전" 조규성의 확신은 정답으로...1000번째 경기서 데뷔골·MOM·평점 1위
[OSEN=고성환 기자] "꿈의 데뷔전을 치렀다."
조규성(25, 미트윌란)이 유럽 무대 데뷔전서부터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그는 곧바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팬들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미트윌란은 22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덴마크 수페르리가 개막전에서 비도브레를 1-0으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조규성의 득점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등번호 10번을 달고 선발 출전한 그는 후반 11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강력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 득점을 떠오르게 하는 득점이었다.
조규성은 약 73분간 피치를 누빈 뒤 교체됐다. 홈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그를 향해 기립 박수를 보냈다. 조규성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관중석을 찾아가 인사를 건넸고, 미트윌란 팬들은 뜨거운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득점 장면을 제외하고도 인상적인 활약이었다. 조규성은 경기 내내 적극적인 압박과 높은 제공권을 자랑하며 비도브레 수비를 괴롭혔다. 전반 24분 터트린 날카로운 왼발 감아차기가 크로스바에 막히는 불운이 없었다면, 멀티 득점도 충분히 가능했다.
MOTM(Man of the match)과 평점 1위 모두 당연히 조규성의 몫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에 따르면 폭 넓은 움직임을 뽐낸 그는 1득점, 슈팅 4회, 유효 슈팅 1회, 골대 1회, 키 패스 3회 등을 기록하며 평점 7.8점을 받았다. 이는 팀 내 평점 1위이자 선방 6회를 기록한 상대 팀 골키퍼 필립 듀키치(평점 8.5)에 이은 전체 평점 2위였다.
조규성뿐만 아니라 미트윌란에도 의미 깊은 득점이었다. 이번 비도브레전은 미트윌란의 1000번째 경기였기 때문. 조규성이 아니었다면 기념적인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지 못할 뻔했다.
미트윌란은 "개막전의 승자는 조규성이었다. 그는 데뷔전에서 멋진 헤더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이번 경기는 구단 역사상 1000번째 공식 경기이기도 했다"라며 "조규성은 상대 수비진에 큰 위협이 됐다. 그는 시즌 첫 경기에서 골대를 맞히고, 동료들을 도와줬다"라고 강조했다.
덴마크 '이카스트-브랜드뉴트' 역시 "미트윌란은 새 시즌을 훌륭히 시작했다. 새로운 스트라이커 조규성이 진정한 꿈의 데뷔를 했다. 그는 후반에 결승골을 터트리며 승자가 됐다. 그는 확실한 헤더로 1-0을 만들었다"라고 칭찬했다.
조규성은 지난 11일 미트윌란에 공식 입단했다. 당시 미트윌란은 "전북 현대에서 스트라이커 조규성을 영입했다. 지난겨울 월드컵 본선에서 2골을 터뜨린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와 2028년 여름까지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미트윌란은 조규성 영입에 온 힘을 쏟았다. 오래전부터 지켜본 그를 품기 위해 구단 역사상 5번째로 높은 이적료를 투자했다. 유럽축구 이적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그의 이적료는 305만 유로(약 44억 원) 수준이다.
사실 조규성은 카타르 월드컵 직후 독일 마인츠와 스코틀랜드 셀틱 등 더 큰 무대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올여름에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왓포드와 레스터 시티, 블랙번 등이 그에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규성의 선택은 가장 진심을 보여준 미트윌란이었다. 일각에서는 아쉽다는 목소리나 비판 여론도 일었지만, 그는 꿈쩍하지 않았다. 그는 "겨울에 셀틱이나 마인츠행을 거부한 것에 대해 전혀 후회가 없다. 나는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타입이다. 그냥 나는 내 선택으로 항상 나아가려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조규성은 이적 후에도 "유럽에 올 기회가 많았는데 이번 기회가 딱 맞는 것 같다. 미트윌란이 나를 영입하기 위해 매우 헌신적이었다. 이번 이적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미트윌란 역시 "1년 넘게 조규성에게 관심을 가졌고, 월드컵 이후 유럽 곳곳에서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한국 대표팀 주전이자 전북 득점왕이기에 영입 경쟁이 치열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조규성은 첫 경기에서 곧바로 자신이 미트윌란행을 확신한 이유를 보여줬다. 그는 다재다능한 모습은 물론이고 결정력까지 자랑하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조규성은 경기 후 "데뷔전을 치르게 돼 매우 기쁘다. 오늘 나는 골을 넣었고, 거기에 만족한다. 하지만 앞으로 많은 경기가 있기 때문에 잊겠다. 다가오는 경기에 집중하고, 덴마크 축구에 적응해야 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조규성은 미트윌란 팬들에게 감사도 전했다. 그는 "경기장의 분위기, 특히 팬들이 팀 전체에 보내는 끊임없는 응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팬들은 90분 내내 계속해서 우리를 응원했다"라며 "대체로 라커룸에서든 시내에서든 덴마크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놀랐다. 모두가 내게 정말 친절하다. 경기장 자체는 내가 한국에서 아는 것과 같아서 놀라진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조규성은 두 경기 연속골을 약속했다. 그는 다음 경기에서도 득점할 수 있냐는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제 조규성의 다음 일정은 유럽대항전 예선이다. 미트윌란은 오는 27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2차 예선 1차전을 치른다. 상대는 KF 질라니(코소보)를 꺾고 올라온 프로그레스 니더컴(룩셈부르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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