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4일 연가 내자”…숨진 교사 49재 때 ‘연대 파업’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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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2년차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뒤 해당 교사가 학부모의 민원으로 괴로워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동료 교사들의 분노도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다.
교사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건이 묻히지 않도록 숨진 교사의 49재인 오는 9월4일 연가나 병가를 내는 방식으로 우회 파업을 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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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분노]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2년차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뒤 해당 교사가 학부모의 민원으로 괴로워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동료 교사들의 분노도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다. 교사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건이 묻히지 않도록 숨진 교사의 49재인 오는 9월4일 연가나 병가를 내는 방식으로 우회 파업을 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들이 모인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에는 지난 21일 ‘고인의 49재 날인 9월4일 연가나 병가를 내자’고 제안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업무 메신저 상태표시란에 ‘9월4일은 병가입니다’라고 표시하고 9월3일 병가를 상신하겠다”며 “혼자 못 나오면 누군가 보결하겠지만 한 학교에서 5명, 10명 가까이 나올 수 없다면 보결을 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참하는 분이 많아질수록 그날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교육청에서 나올 수밖에 없고 맘카페 등에서 조치를 취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되며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작성자는 또 “벌써부터 ‘책임감 없는 담임 교사’라는 자기검열을 하지 말라”며 “교육권을 회복해 정당한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책임감 아니냐”고 말했다. 22일 오전 11시 기준 이 게시글에는 2600여개의 공감 표시가 달렸다.
교사들은 ‘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은 파업, 태업 또는 그 밖에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어떠한 쟁의행위도 해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의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제8조 등에 의해 파업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 이 작성자의 제안은 집단적으로 연가나 병가를 내는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파업을 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교사들은 “아직 저경력이지만 동참하겠다. 교감 선생님께 어떤 사유로 (병가를) 낸다고 해야 하냐” “인력 동원을 못하면 우리가 얼마나 값진 인력이었는지 그제서야 깨닫게 될 것” “전국적으로 수업 거부를 해야 한다”는 등의 댓글을 달며 호응했다.
한편, 교사들은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추모에 나서고 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는 일선 교사들이 모여 ‘추모 및 교사 생존권을 위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는 교원단체가 주최하는 형태의 집회가 아닌 에스앤에스(SNS) 상에서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추진한 것으로, 교사들은 검은색 의상과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집회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이날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서울 종로구 청계천 광통교에서 ‘전국교사 긴급 추모행동’ 집회를 열고 사건에 대한 빠른 진상규명과 교육부와 교육청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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