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울산 걱정은 기우(杞憂), 대체불가는 없다

이현민 2023. 7. 2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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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떠나면 누군가 그 자리를 채운다. 울산현대가 그랬다. 3선 간판 미드필더 박용우의 빈자리를 기존 자원으로 메웠다. 실마리를 찾았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이 보란 듯이 위기설을 잠재웠다.

기우였다. 울산은 21일 오후 7시 30분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24라운드서 김민혁과 이동경의 골을 묶어 2-1 승리를 챙겼다.

최근 인천유나이티드, 수원삼성에 연달아 패하며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2연패 늪에 빠진 울산이 반등에 성공했다. 승점 56점으로 선두를 지켰다.

울산은 6월 A매치 브레이크부터 최근까지 여러 악재와 마주했다.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선수들은 계속된 외풍에 흔들렸다. 급기야 경기력과 결과로 이어졌다. 위기설이 고조됐다.

홍명보 감독은 제주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위기설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그동안 없었던 일들이 자꾸 벌어지니까 위기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우리 선수들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6월 A매치 전까지 좋았다. 이후 많은 일이 생겼다. 그리고 한 달 정도가 지났다. 여러 이슈가 있었는데, 그런 경험이 없다 보니 선수단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수원전 패배는 분명 좋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전력 누수까지 겹쳤다. 간판 미드필더인 박용우가 아랍에미리트 알 아인으로 이적했다. 울산은 거액을 손에 쥐었다. 그러나 K리그 여름 이적 시장 마감일인 20일까지 ‘0’입이었다. 이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박용우는 울산에서 여섯 시즌을 뛰었다. 지난 시즌 울산이 17년 만에 리그 정상을 차지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매 시즌 발전했고, 지난 6월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2연전에 나섰다. 이번 시즌에도 울산이 독주를 하는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같은 포지션인 원두재가 김천상무에 입대해 현재 울산은 박용우 대체 자원이 없다.

울산은 고민 끝에 큰 결단을 내렸다. 눈독을 들였던 부산아이파크 미드필더 권혁규가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떠났다. 이 외에도 물망에 올랐던 자원이 몇몇 있었으나 급하다고 오버페이를 할 수 없었다. 어느 때보다 신중했다.

제주전에서 홍명보 감독은 김민혁과 이규성을 중원에 배치했다.

홍명보 감독은 “(박)용우 포지션에 (김)민혁이가 대체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메인이 빠진 다음에 서포트를 하느냐 아니면 서포트를 하는 사람이 메인이 되느냐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아무래도 민혁이가 계속 이 포지션을 맡으면 언젠가 어려움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일단 아주 성실하고 열심히 하기 때문에 우리가 믿고 기용하는 것”이라고 선전을 기대했다.

김민혁은 처음 나서는 자리(2선↔3선)가 아니었지만, 아직 어색할 수밖에 없다. 전반 25분 경기가 잠시 중단됐을 때 홍명보 감독이 김민혁을 기술 지역으로 불러 별도의 주문을 했다. 이후 자신감이 붙은 그는 해당 포지션에 잘 적응했다. 29분에는 이동경의 프리킥을 상대 문전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까지 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로 이규성이 박용우처럼 포백 라인까지 내려와 볼을 뿌리고 풀어주며 경기를 운영했다. 궂은일도 도맡았다. 김민혁도 마찬가지였다. 이규성과 임무 분담을 했다. 여기에 강점인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재치 있게 볼을 차고, 연계하고, 때로는 침투도 했다.

기존 박용우의 역할을 김민혁과 이규성이 나눠서했다. 현장에서 만난 김민혁은 “(이)규성이와 경기 전에 많은 대화를 했고, 서로 체인지하면서 해당 포지션에 임무를 수행했다. 개인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 어려운 점은 있었어도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일단 급한 불은 껐다. 아니, 불을 끈 것보다 조화로움 속에서 박용우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웠다. 물론 완벽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가능성을 봤다. 두 선수(김민혁, 이규성)의 장점이 어우러지면서 팀적으로 시너지를 냈다. 많이 뛰고 끈질긴 축구를 구사하는 제주를 상대로 선전했다.

홍명보 감독은 “김민혁은 수비적으로 센스 있게 잘하지만, 공격적인 스타일의 선수다. 지금 위치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볼을 받길 원했다. 디펜스 지역에서 볼이 전방으로 침투됐을 때 둘의 위치(김민혁, 이규성)가 낮아 볼을 받을 선수가 없었다. 높은 위치에서 받으라고 지시했다. 박용우와 스타일이 다르다. 앞으로 둘의 장점을 살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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