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서·이리영·변재준·김지혜 결승행…한국 아티스틱의 자산
변재준-김지혜는 혼성 듀엣에서 두 종목 모두 톱10 달성
(서울·후쿠오카=연합뉴스) 하남직 이대호 기자 = 아티스틱 스위밍 한국 대표로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허윤서(17·압구정고), 이리영(22·부산수영연맹), 변재준(20), 김지혜(19·이상 경희대)가 모두 결승 무대를 밟았다.
후쿠오카에서 이들 4명이 쌓은 귀한 경험은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이 세계 중심부로 도약하는 데 엄청난 동력이 될 전망이다.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은 이번 세계선수권 4개 종목에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최초의 기록'도 쏟아졌다.
허윤서는 솔로 프리에서 29명 중 4위를 차지해 12명이 겨루는 결승 무대에 오르더니, 결승에서는 6위를 했다.
종전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은 1998년 호주 퍼스 대회에서 단체전에서 거둔 8위였다.
솔로 종목에서는 이번 후쿠오카 대회 솔로 테크니컬에서 이리영(22·부산수영연맹), 1998년 호주 퍼스 대회 때 최유진이 달성한 9위다.
'고3' 허윤서는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 역사상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세계선수권 6위에 오르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허윤서에게 '최고 순위' 기록을 넘겨주긴 했지만, 이리영도 솔로 테크니컬 결승에서 9위에 오르며 한국 수영을 들뜨게 했다.
이리영은 예선에서 30명 중 8위로 결승에 진출했고, 결승에서도 9위로 선전했다.
그는 2001년 후쿠오카 대회 장윤경(10위)에 이어 무려 25년 만에 아티스틱 스위밍 솔로 부문 톱10에 오른 한국 선수로 기록됐다.
어릴 때부터 수영을 접한 이리영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5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지금은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의 맏언니로 후배들을 위한 길을 넓히고 있다.
이번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솔로 테크니컬과 프리, 2관왕에 오른 이누이 유키코(32·일본)는 1990년생이다.
그동안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들은 20대 초반에 은퇴하곤 했다.
이리영은 "다른 나라에서는 20대 후반, 30대에도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로 뛰고, 국제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며 "나도 오래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리영의 솔로 테크니컬 세계선수권 순위는 2017년 16위, 2019년 15위, 2022년 12위, 2023년 9위로 점점 올랐다.
"나이가 들수록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결과로 증명했다.
2019년 슬로바키아 사모린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 아티스틱스위밍 유스 세계선수권 솔로에서 5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확인한 허윤서는 시니어 무대 세계선수권 솔로 데뷔전에서 한국 최고 순위를 찍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허윤서는 듀엣 경기에만 출전해 테크니컬에서 이리영과 짝을 이뤄 결승 진출(12위)에 성공했고, 올해는 솔로 프리에서 빛나는 연기를 했다.
아쉽게도 아티스틱 솔로 경기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다.
2024년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서는 듀엣과 단체전에 1개씩, 총 2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후쿠오카에서 이리영과 허윤서는 듀엣 테크니컬, 솔로 모두 13위를 해 한끗 차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개인 종목'에서 얻은 자신감이 듀엣 연기에도 반영되면 '듀엣 종목 올림픽 출전의 꿈'도 이룰 수 있다.
변재준과 김지혜는 한국 선수 최초로 출전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스위밍 혼성 듀엣 경기에서 테크니컬과 프리 모두 결승에 진출했고, 10위에 올랐다.
혼성 듀엣 테크니컬에서는 예선 6위로 결승에 올라 10위로 경기를 마쳤다.
프리에서는 11위로 결승에 진출해, 10위로 대회를 끝냈다.
아티스틱 스위밍 혼성 듀엣 경기는 2015년 카잔 대회부터 세계선수권 정식 종목이 됐으며 한국은 이번 후쿠오카 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6월에야 세계선수권 출전이 확정돼 상대적으로 짧은 약 한 달 동안 집중 훈련을 한 변재준-김지혜는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내며 주목받았다.
변재준이 '발라드의 황제' 가수 변진섭의 아들이라는 점도 다시 화제를 모았다.
이번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아티스틱 스위밍의 주요 화두는 '남자 선수'였다.
남자 솔로 종목(테크니컬, 프리)이 세계선수권 최초로 정식 종목이 됐고, 단체전에서도 남자 선수의 출전이 팀당 최대 2명까지 허용됐다.
변재준은 한국 남자 1호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다. 아직 2호 선수는 탄생하지 않았다.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은 이번 대회 남자 솔로와 단체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변재준이 혼성 듀엣에 출전해 총 4번의 연기(두 종목 예선과 결승)를 펼치면서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의 세계선수권 도전사에도 드디어 '남자 선수'가 등장했다.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은 1998년 퍼스 대회에서 솔로, 듀엣, 단체전, 3개 종목 모두 결승에 진출했다. 당시에는 아티스틱 스위밍이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으로 불렸고, 금메달도 단 3개만 걸려 있었다.
후쿠오카에서는 아티스틱 스위밍 총 10개 종목(솔로 4개, 듀엣 4개, 단체전 3개)이 열렸다.
10개 종목 중 4개 종목에서 결승에 진출한 이번 대회를 '1998년 퍼스 대회를 넘어선 역대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 최고 성과'라고 부를 수는 없다.
하지만, 후쿠오카 대회에 출전한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 국가대표 4명이 받은 성적표에는 어느 때보다 희망찬 메시지가 담겼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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