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응원격문과 대형태극기" 콜롬비아전 D-3,여축대표팀은 '팬 위한 이변'꿈꾼다[시드니 현장리포트]

전영지 2023. 7. 2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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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H조 조별예선 콜롬비아와의 1차전을 사흘 앞둔 22일, 호주 시드니 외곽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밝은 분위기 속에 훈련에 임했다.

지난 11일 호주 적응훈련을 시작한 대표팀은 20일부터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으로 장소를 옮겨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했다.

이어 '벨 감독 팀' '맷 로스 수석코치팀' 두 조로 나뉘어 공격수들은 전방압박을, 수비수들은 탈압박하는 수비 연습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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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고강도로!"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H조 조별예선 콜롬비아와의 1차전을 사흘 앞둔 22일, 호주 시드니 외곽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밝은 분위기 속에 훈련에 임했다.

지난 11일 호주 적응훈련을 시작한 대표팀은 20일부터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으로 장소를 옮겨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했다. 벨 감독은 선수들보다 일찍 도착, 그라운드를 빠른 속도로 달리며 먼저 몸을 풀었다. 이지안 대한축구협회(KFA) 여자축구대표팀 팀매니저는 "파주에서부터 매번 훈련 전 훈련 코스에서 먼저 몸을 푸셨다"고 전언했다. 선수들에게 '고강도' 훈련을 주문해온 리더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전사의 자세로 이번 월드컵을 준비해왔다.

팀 버스에서 내린 선수들이 훈련장에 들어선 후 어깨를 겯고 "파이팅!"을 외친 후 공식훈련이 시작됐다. 이날은 수비 전술에 초점을 맞춘다고 했다. 콜린 벨호의 트레이드마크, 고강도는 호주 현지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었다. 블루, 그린 조끼를 나눠 입은 선수들이 몸풀기로 1분씩 끊어 집중 패스 훈련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벨 감독은 한국어로 "머리를 고강도로!"를 외쳤다. 평소와 다름 없이 '똑똑한 생각'의 속도를 강조했다. 이어 '벨 감독 팀' '맷 로스 수석코치팀' 두 조로 나뉘어 공격수들은 전방압박을, 수비수들은 탈압박하는 수비 연습에 집중했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표팀 선수들이 조별리그 첫 상대인 콜롬비아와의 경기를 사흘 앞둔 22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외곽의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훈련하고 있다.<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훈련 지도하는 벨 감독<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결전을 사흘 앞둔 대표팀 현장 분위기는 긴장감보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Ji!Ji!"(지소연)" "언니!"를 외치는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훈련장 곳곳에도 승리의 기운이 넘쳐났다. 훈련장을 빙 두른 광고판 배너엔 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보내온 응원 문구가 가득 들어찼다. '자신을 믿고 뛰어가면 돼' '우리들의 불꽃은 결코 쉽게 꺼지지 않아' '함께하는 위대한 도전 화이팅!'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달리고 또 달렸다. 관중석 중앙 대형 태극기 옆엔 잠비아와의 평가전 대승 후 라커룸에서 뜨겁게 환호하는 사진을 걸어 '승리의 기운'을 바짝 끌어올렸다.

25일 콜롬비아와의 1차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겨야 사는 일전이다. 최소 승점을 확보해야 2차전 모로코전에서 승부를 보고, 3차전 '최강' 독일전을 16강 결정전으로 삼을 수 있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한국은 첫 경기에서 브라질, 프랑스 등 강호를 만나 고전했다. 이번엔 대진이 다르다. 첫 단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벨 감독도 지난달 파주NFC 최종 소집훈련 직후부터 오직 콜롬비아 파훼법에만 집중했다. "한 경기 한 경기, 스텝 바이 스텝 해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콜롬비아는 FIFA랭킹 25위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스피드와 피지컬, 신구조화가 어우러진 팀이다. 2022년 여자 코파아메리카에서 아르헨티나를 3대1로 꺾고 결승에 진출, 브라질에 0대1로 석패해 준우승한 저력을 지녔다. 2011년, 2015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월드컵 도전. 7경기에서 1승2무4패를 기록했다.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16강에 올랐고, 지난 프랑스 대회 때는 출전하지 못했다. 특히 최근 17세 이하, 20세 이하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눈에 띈다. 레알마드리드에서 활약중인 '2005년생 신성' 린다 카이세도는 대회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을 받았고, FIFA 역시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각국 떠오르는 10대 스타로 '여자 네이마르' 카이세도를 1순위에 올린 바 있다.

20일 막을 올린 2023년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은 시작부터 이변의 연속이다. 여자축구에서 랭킹은 숫자에 불가하다. 대륙 예선 외에 A매치를 거의 하지 않는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경기력을 예측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실력 차가 현격히 줄었다. 개최국 뉴질랜드(FIFA 26위)가 개막전에서 북유럽 강호 노르웨이(FIFA 12위)를 이기고, 복병 나이지리아(FIFA 40위)가 'FIFA 7위' 캐나다와 0대0으로 비겼다.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은 2015년 캐나다 대회 이후 9년 만의 16강행, 그 이상 높은 곳을 목표삼고 있다. 지난 8일 아이티전 직후 출정식에서 '에이스' 지소연은 "남자월드컵에서 모로코가 4강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굵직한 대회에서는 이변을 일으키는 팀이 항상 나타나는데, 우리 한국이 이번에는 그런 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 7월의 캠벨타운 하늘 아래, '고강도, 그 끝에 높고 강한 곳에 도착하라'는 여자축구 팬의 격문이 한눈에 들어왔다.
캠벨타운(호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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