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반찬, 깊은 맛 내는 황태… 냄새부터 인상 깊네 [김동기 셰프의 한그릇]
입구서 풍기는 장작 냄새 시골집 찾은 듯
통깨 가득 뿌려진 황태구이·더덕구이 정식
맛깔나는 뻘건 고추장 양념 식욕 더 돋워
부슬부슬한 듯 촉촉함 흰 쌀밥과 궁합 좋아
함께 나오는 뽀얀 국물의 황태국도 별미
자박자박 비 오던 날 방문한 한옥 마을의 오래된 맛집 ‘미가’. 리조트가 인근에 있어서 퇴실하는 가족들이 들르는 필수 코스 같은 곳으로 정갈한 반찬과 고소한 황태구이, 깊은 맛을 내는 황태국이 인상 깊은 장소이다.
#강원 황태구이집 ‘미가’
정식을 시키면 밥과 함께 나오는 황태국은 별미다. 뽀얀 국물 맛은 겨우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해 산바람과 지나간 해풍을 담은 옅은 바다 맛이 났다. 파 말고는 딱히 고명 하나 없이 잘게 찢은 황태로 국그릇을 내는 것에서 이곳의 자신감과 가치관을 볼 수 있었다. 취향에 맞게 후추를 뿌려 먹으면 좋을 듯하다. 황태를 고아 만든 국에는 깊은 맛과 개운함이 공존한다. 기름이 적어 한 말을 먹어도 더부룩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뼈로 만든 뽀얀 곰탕에도 지지 않을 힘이 느껴진다.
황태는 추운 겨울날 명태를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한 후 건조한 생선으로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양념을 발라 구이, 찜, 전 등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집에서도 황태해장국은 주당들의 아침 밥상에 나오는 단골 메뉴다.
대관령 황태가 유명하다. 1950년 6·25전쟁이 터졌을 때에 피난 온 함경도 주민들이 동해안을 따라 강원에 정착했을 때에 그리운 고향 음식을 떠올리며 대관령 인제 용대리에 덕장을 세우며 황태를 만든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황태를 만들기 위한 강원 대관령의 덕장은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는 과정이 원활하게 돌아가기에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황금빛을 띈 것이 잘 만들어진 황태다. 황태를 만들다 조직 질감에 실패한 건 ‘파태’라고 하고 색이 어두운 검정이 된 걸 ‘흑태’라고 한다. 또 날씨가 짓궂어 얼지 않고 말라 버리는 황태를 ‘깡태’ 라고 한다. 어떨 땐 너무 추워 녹지 않고 아예 허옇게 말라 버리는데 이건 ‘백태’라고 한다. 황태는 사람이 덕장에 걸고 바람이 구름을 타며 요리하는 하늘이 정하는 자연의 산물이다.
<재료>
황태포 80g, 마늘 5톨, 면수 100㎖, 7분 삶은 스파게티면 140g, 청양고추 1/2개, 가루 파르메산 치즈 1작은술, 식용유 약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30㎖, 소금 약간, 후추 약간
<만들기>
①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편 썬 마늘과 황태포를 볶는다. ② 마늘에서 색이 나고 향이 올라오면 면수를 넣고 끓인다. ③ 스파게티면과 슬라이스한 청양고추를 넣은 후 버무린다. ④ 가루 파르메산 치즈를 넣고 버무려 농도를 잡은 후 소금 간을 하고 마지막으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뿌려 마무리한다.
김동기 다이닝 주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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