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도 치유했어요”…전국에 몰아친 맨발걷기 열풍[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한마디로 ‘맨발걷기 열풍’이다. 맨발걷기가 건강 회복 및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전국이 맨발걷기로 들썩이고 있다.
경기 하남시는 최근 미사 강변 뚝방길에 4.9km 모래 맨발길을 조성했다. 7월 15일 울산시에선 태화강 황토 맨발길이 개장됐다. 하늘과 땅, 사람이 맞닿는 생명의 땅 전남 무안의 황토갯벌에서는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토갯벌축제’를 벌이고 있다.
맨발걷기는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됐다. 2020년 9월 24일 ‘면역력 높이는 맨발걷기를 아시나요’를 시작으로 ‘간암 말기 환자 완치 지적’…맨발걷기의 놀라운 효과(2020년 9월 26일 dongA.com), ‘맨발걷기, 코로나 예방 치유에 효과있다’(2021년 5월 11일 dongA.com), ‘마라톤에 빠진 괴짜…계족산에선 대통령보다 유명해요’(2021년 7월 3일 dongA.com). ‘말기암 판정 2개월 만에 완치…맨발걷기가 기적 만들어’(2022년 9월 10일 dongA.com)….
2016년부터 서울 대모산에서 맨발걷기숲길힐링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71)은 “박성태 씨 소식이 알리지면서 주말 산행에 맨발로 걷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 수도권 북한산과 관악산은 물론 영남알프스, 제주도 한라산과 오름에서도 맨발로 걷는 인파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 소셜네트어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등을 통해서 이어지고 있다.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정밀조사 결과 PSA(전립선 특이 항원) 수치가 935 ng/ml라는 겁니다. PSA 4 ng/ml 이하가 정상인데…. 전이가 돼 흉추 9, 10번이 시커멓게 썩었다고 하더군요. 의사가 더 치료가 불가능하니 그냥 집에서 운명대로 살다 가시라고 했어요.”
청천벽력이었다. 포스코에서 오래 일했고 서울교통교사 연수원에서 교수로 일하면서도 건강을 위해 주기적으로 산을 찾았던 그였다. “대한민국에 내가 오르지 않은 산이 없다”고 할 정도로 등산에 열성적이었다. 충격에 누워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딸 민정 씨(44)가 박동창 회장이 2021년 쓴 ‘맨발로 걸어라’란 책을 사다 줬다. ‘맨발로 걸으면 암도 이길 수 있다’는 내용의 책이었다. 박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책을 읽었고 집 근처 금대산을 찾아 맨발걷기를 시작했다.
지난해 4월 29일 검사에서 PSA 수치가 0.059ng/ml로 떨어져 있었다. 그는 “MRI(자기공명촬영) 결과 새까맣던 흉추도 하얗게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말기암 판정 5개월여 뒤인 7월 29일 검사에선 PSA 수치가 0.008 ng/ml였다. 그는 “그 때 의사가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고 했다.
박 씨가 말기암을 극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금대산은 맨발걷기 명소가 됐다. 박 씨가 걷는 새벽에 100여명, 하루 전체적으로는 2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금대산을 맨발로 걷고 있다. 지역주민 외에 타지에서도 찾고 있다. 박 씨는 요즘엔 매일 금대산 황톳길 8km를 맨발로 4~5시간 걷고 있다.
2006부터 대전 계족산 황톳길을 직접 깔아 거의 매일 맨발로 걷고 달리는 ‘마라톤 마니아’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64)은 “혈색이 좋아졌고 친구들로부터 젊어졌다는 소릴 듣는다”고 했다. 조 회장은 “술도 많이 마시는데 다음날 새벽 맨발로 달리고 나면 모든 피로가 날아간다”고 했다.
박동창 회장은 이런 맨발걷기 열풍에 “맨발걷기가 몸에 좋기는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도 있다”며 주의 사항을 강조했다.
먼저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 걷기지만 맨발로 산을 오르는 운동이기 때문에 스트레칭과 각 관절을 돌려주는 준비운동을 해야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둘째, 시선을 항상 1m 앞을 주시하라. 맨발로 걷기 때문에 돌 조각이나 유리 조각 등 위험물을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요즘 가을이라 밤송이가 떨어져 있어 밤 가시에 더 유의해야 한다. 셋째, 발을 질질 끌지 말고 또박 또박 걸어야 한다. 피부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넷째, 사람들이 걷는 길만 걸어라. 옆길로 새면 가시 등 위험 물질을 밟아 다칠 수 있다. 다섯째, 파상풍예방접종을 맞아라. 혹 쇳조각 같은 것을 밟을 수 있으니 미리 조심하는 게 좋다. 파상풍예방접종은 10년에 한 번만 맞으면 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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