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잃은 거 아냐?" 감독 꾸중에 달라졌다, 가슴 깊이 새긴 이호재 '극장골'로 보답

이원희 기자 2023. 7. 2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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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틸야드를 들끓게 만든 극적인 결승골.

덕분에 이호재는 2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홈경기에서 후반 43분 결승골을 터뜨리고 팀 2-1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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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2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 전북현대의 경기. 포항 공격수 이호재가 결승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기동 포항스틸러스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스틸야드를 들끓게 만든 극적인 결승골. '필승카드' 이호재(23)가 모처럼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김기동(52) 포항 감독의 애정 어린 꾸중이 큰 역할을 했다. 이호재도 짜릿한 극장골로 김기동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시즌 초반 포항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이호재가 갑작스러운 부진에 시달렸다. 한 손을 높게 들고 포효하는 시그니처 골 세리머니를 한 달 넘게 볼 수 없었다. 이호재는 6경기 무득점 늪에 빠졌다. 누구보다 선수 본인이 답답하고 초조했을 터. 하지만 김기동 감독의 한 마디가 이호재의 생각을 바꿨다. 조급함을 던져 버리고 차분히 때를 기다렸다. 덕분에 이호재는 2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홈경기에서 후반 43분 결승골을 터뜨리고 팀 2-1 승리를 이끌었다.

김기동 감독이 이호재에게 건넨 한 마디는 "초심을 잃은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꾸중이었다. 계속된 부진에도 이호재가 부담을 내려놓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를 스스로 깨고 일어서길 바라는 의미도 담겼다. 김기동 감독은 "이호재를 조금 혼냈다. '초심을 잃은 것 아니냐'고 했다. 그 이후로 열심히 하더라. 1라운드부터 중요한 골을 넣고 자신감이 붙었는데, 자기 딴에는 뭔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무리한 동작과 패스가 많다보니 실수가 많았다"며 "이호재에게 심플한 것을 주문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큰 울림이 있었다. 이호재는 이를 더 악물었다. 그는 "김기동 감독님께서 매 경기 주문하는 것이 다르고, 선수들도 각자 이행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 그것을 못했을 때는 혼을 내신다"면서도 "김기동 감독님의 말씀이 도움 됐다. 어떤 말이든지 혼을 내주시면 가슴 깊이 새기고, 경기장과 훈련장에서 플레이 한다"고 고마워했다.

이호재는 "그동안 하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 차라리 '머리 박고 뛴다'는 마인드로 경기에 임하면 자연스럽게 찬스가 나고, 골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고개 숙인 이호재(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기동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번 결승골은 큰 의미가 있다. 승점 3을 추가한 포항이 2위 자리를 확고히 했고, 1위 울산현대와 선두권 경쟁도 이어갔다. 이호재 본인도 자신감을 찾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호재는 "포항의 목표는 우승이다. 매 경기 승리가 필요하다. 이 한 골로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전북이 리그 상위권 팀이기 때문에 골을 넣어 다른 팀들과 할 때도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올해 이호재는 리그 23경기에 출전해 6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 해 1골, 2021시즌 2골을 넣었을 때와 비교하면 기록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제 시즌 중반을 돈 시점인데 벌써 몇 배나 많은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의 충고를 가슴 깊이 새긴 이호재에게 만족이란 없었다. 팀 휴식기에도 훈련을 통해 부족한 점을 채울 예정이다. 이호재는 "휴가를 받아도 훈련할 생각"이라며 성장을 다짐했다.

승리의 포즈를 취하는 이호재(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승리 후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포항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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