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OPS 1.633? 매력적이잖아…46억 보상선수, 판을 뒤흔든다

김민경 기자 2023. 7. 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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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박준영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원래 포지션이 유격수다. 컨디션 좋을 때는 박준영(26, 두산 베어스)이 계속 나가야 하지 않을까."

이승엽 두산 감독은 요즘 내야수 박준영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일단 방망이 재능이 빼어나다. 박준영은 최근 1군 5경기에서 타율 0.467(15타수 7안타), 1홈런, 8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경기 수가 적은 영향이라고 쳐도 OPS 1.633은 쉽게 나올 수 없는 수치다. 장타율이 1.133에 이르니 안타를 때리면 거의 장타라는 뜻이다.

박준영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2016년 1차지명으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유망주였다. 입단할 때는 투수였지만, 경기고 시절까지 유격수로도 뛰어 내야 수비에는 자신이 있었다. 투수를 하기에는 팔꿈치가 약하다는 소견을 듣고 2020년부터 야수로 과감히 전향한 이유다. 전향 직후에는 타석 경험이 부족해 선구안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타고난 재능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장타 치는 유격수는 귀하면서도 매력적이다.

그래서 NC 시절 박준영을 탐내는 다른 팀이 많았다. 잠재력에 가치를 매긴다면 이만한 트레이드 카드가 없었다. 이동욱 전 NC 감독은 2021년 시즌 박준영이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을 때 "지난해에도 다른 팀이 박준영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데 안 준 이유는 분명 있다"고 이야기했을 정도였다.

결국 박준영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4년 46억원에 NC로 FA 이적한 포수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두산에 왔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소속팀이 바뀌는 경험이었는데, 오히려 좋은 자극이 됐다. 박준영은 보상선수 지명 당시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하는 과정이라 물음표가 붙었지만, 두산은 건강한 박준영의 가치에 기대를 걸었다. 그리고 기대보다 빨리 박준영이 회복하고 그라운드에서 가치를 증명하는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선수와 구단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 유격수로 나선 박준영 ⓒ 두산 베어스
▲ 박준영 ⓒ 두산 베어스

자연히 두산 내야 경쟁의 판을 뒤흔들어 놨다. 이 감독은 당장은 박준영을 유격수로 활용하려 한다. 박준영이 전반기 막바지 3루수로 뛸 때는 주전 3루수 허경민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변수가 있었다. 허경민이 부상을 회복한 지금은 유격수 후보 가운데 타격감이 가장 빼어난 박준영을 쓴다는 계산이다.

이 감독은 "박준영의 원래 포지션이 유격수다. 충분히 유격수와 3루수 두 포지션을 믿고 맡겨도 될 정도다. 3루수를 볼 때는 타격이 계속 좋았는데, 타격이 좋으면 연쇄로 수비도 같이 좋을 수 있다. 실책이나 안 좋은 상황이 나왔을 때 임기응변을 어떻게 하는지 보는 게 남은 것 같다. 지금은 좋은 것만 계속 보고 있다"고 했다.

장기적으로 박준영을 선발 유격수로 활용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허경민이 이상이 있을 때는 박준영이 3루로 간다. (유격수는) 김재호와 박계범, 이유찬도 있으니까 컨디션을 보면서 기용하려 한다. 박준영이 계속 좋은 컨디션일 수는 없겠지만, 컨디션이 좋을 때는 계속 나가야 하지 싶다"고 설명했다.

박준영 스스로는 수비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그는 "NC에 있을 때도 유격수로 종종 나가 불편한 것은 없다. 연습 때도 유격수와 3루수를 겸하고 있다. (지금 하는 수비는) 초등학생들도 다 하는 것이다. (1군에 있는 동안) 실수를 안 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 3루타를 치고 세리머니하는 박준영 ⓒ 연합뉴스

두산 이적을 터닝포인트로 삼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박준영은 "두산으로 옮기면서 생각을 아예 달리 먹었다. 스스로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잘해야겠다는 마음은 버렸다. 나를 필요로 해서 뽑아주신 거니까 자부심을 갖고 준비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지금 잘한다고 기회가 계속 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님께서 믿고 경기에 내보내 주시면 그 안에서 또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그 생각만 갖고 매일 눈 뜨고 감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구선수를 꿈꾼 어린 시절부터 응원하던 팀이 두산이라 더 행복한 요즘이다. 박준영은 "어릴 때부터 우리 팀 팬이었다. 어쩌다 보니, 주변에서는 '돌고 돌아서 제자리로 왔다'고 그렇게 이야기하시더라. 이제 잘해야 하는 일만 남았다. 잘해서 돈 벌어야 한다"고 답하며 활짝 웃었다.

▲ 박준영(오른쪽에서 2번째)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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