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안 되고 잠도 안 와…" 예천 임시거주시설 8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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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가 절단났어. 다 쓸려갔어. 집채만한 바위가 굴러왔어. 살다살다가 비가 와서 이런 것은 생전 처음이야. 또 주말에 비가 온다고하니 걱정이야. 우리는 (임시거주시설에) 들어앉아 있으니 괜찮은데 밖에서 일(수해복구)하는 사람은 어쩌나."
경북 예천에 지난 14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집을 잃거나 산사태가 우려되는 주민들이 임시거주시설로 대피한지 8일째인 22일, 황기순(85) 할머니는 이번 주말부터 또다시 비가 온다는 소식에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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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동네가 절단났어. 다 쓸려갔어. 집채만한 바위가 굴러왔어. 살다살다가 비가 와서 이런 것은 생전 처음이야. 또 주말에 비가 온다고하니 걱정이야. 우리는 (임시거주시설에) 들어앉아 있으니 괜찮은데 밖에서 일(수해복구)하는 사람은 어쩌나."
경북 예천에 지난 14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집을 잃거나 산사태가 우려되는 주민들이 임시거주시설로 대피한지 8일째인 22일, 황기순(85) 할머니는 이번 주말부터 또다시 비가 온다는 소식에 걱정이 앞선다.
황 할머니는 예천에서도 폭우 피해가 가장 큰 감천면 천향2리에서 지난 15일 새벽녘 세찬 폭우를 뚫고 급히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 마련된 임시거주시설로 피신했다.
"비가 더 오면 물이 넘칠까봐 또 걱정이야. 무너진 집들부터 빨리해야지. 우리집은 나중에 해도 돼. 복구가 대충 끝나야 우리집도 할텐테. 젊은사람도 없는데 나 혼자 할 엄두가 안나. 좁아서 기계도 못들어가. 흙을 빼낼 것을 생각하면 큰일이야."
예천 임시거주시설에 설치된 천막 41개에는 당초 이재민 67명이 생활했지만 34명이 퇴소하면서 지금은 20개 천막에 33명이 남아 있다.
이 중 감천면 천향2리 주민이 32명으로 대부분이다.
이들은 날이 밝으면 마을로 이동해 복구작업을 하고, 밤이면 되돌아와 이곳에서 숙식한다.
황이분(89) 할머니는 "산이 무너지면 위험하다고 해서 이곳으로 왔어. 집들이 전부 산밑이라 비가 오면 겁이 나. 그렇게 높은 산이 무너질지 어떻게 알았겠나. 며칠이라도 날이 좋아야 복구를 할텐데. 하루빨리 집에 가고 싶어. 신경이 쓰여서 소화도 안되고 잠도 안와."
예천에서는 이번 폭우로 사망 15명, 실종 2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가옥 138동이 부서지거나 침수되고, 농경지 1108㏊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경북에서는 사망 25명(예천 15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2명), 실종 2명 등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현재 622세대 863명이 임시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h932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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