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인천 수상한 우편물 ‘브러싱 스캠’ 염두 수사…중국서 첫 발송
인천에서 내용물을 알 수 없는 수상한 국제우편물에 대한 배송 신고(경기일보 21일 보도)와 관련, 경찰이 온라인 쇼핑몰이 실적·평점 조작을 위한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브러싱 스캠은 소비자들이 리뷰나 구매가 많은 순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성향을 악용한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다.
22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3시30분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인천에서 미확인 국제우편물과 관련한 신고는 총 60건으로 집계했다.
이 중 오인 신고가 31건으로 가장 많았다. 소방 당국은 우편 내용물을 확인한 26건은 경찰에, 3건은 군부대에 각각 인계했다.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우편물 배송에 따른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수상한 우편물과 택배들은 안전 조치 후 경찰 등에 인계하고 있다”며 “시민들은 수상한 국제우편물을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경찰은 온라인 쇼핑몰 판매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하는 이른바 브러싱 스캠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독성 기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방과학연구소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지만 별다른 유해 물질이 검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경찰이 파악한 수상한 우편물은 타이완과 우즈베키스탄에 위치한 물류창고 등이 발송지다.
타이완 우편물은 노란색이나 검은색, 흰색 봉투 등에 담겨 ‘CHUNGHWA POST’라고 적혀 있다. 또 발신지가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다.
부평구 부개동에 온 우편물은 하얀색 비닐에 쌓여 있고, 내용물이 ‘마스카라’라고 쓰여 있다. 하지만 엑스레이 촬영 결과 내부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경찰청 대테러계와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 군부대, 소방 화학구조대 등이 현장에 출동해 폭발물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해당 우편물의 DNA와 지문검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발송지 등을 토대로 브러싱 스캠을 한 해당 온라인 쇼핑몰을 특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브러싱 스캠으로 인한 당장의 특별한 피해는 없다하더라도, 많은 시민들의 주소와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모두 새 나갔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에선 지난 2020년 정체불명의 씨앗이 곳곳으로 배달, 미국 농무부의 조사를 통해 브러싱 스캠으로 결론나기도 했다.
경찰은 타이완에서 발송한 수상한 우편물들이 최초 중국에서 발송, 대만을 중간 경유한 후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주한 대만대표부는 지난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밝히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브러싱 스캠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독극물 테러 등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광범위하게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지우현 기자 whji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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