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韓 은행 `무자비 제재` vs 한국은 中 은행 `노 터치` 지적 나오자
중국서 국내은행 '과태료 폭탄'인데…당국, 중국 은행들 '경징계'
한국에 진출한 중국 은행들이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무더기 제재를 받았다.
중국 은행들이 동시에 제재받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은행을 따지 않고 금융시장을 어지럽히는 행위는 조치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를 보여줬다.
2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중국공상은행과 중국농업은행, 중국건설은행의 서울지점에 대한 검사에서 임원 선임·해임 사실의 공시 및 보고 의무를 위반했거나 20%를 초과하는 지분증권을 담보로 하는 담보대출의 보고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적발해 해당 임직원들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라고 제재했다.
금융사는 임원을 선임하거나 해임한 경우 7영업일 내에 금감원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공상은행 서울지점은 2018년 1월부터 3월까지 4건의 임원 선임 및 해임 관련 내용을 기한 내에 금감원장에게 보고하지 않거나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시하지 않았다. 2020년 8월부터 2021년 9월까지도 이런 문제가 7건 발생했다.
중국공상은행 서울지점은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다른 회사 등의 지분증권 20%를 초과하는 지분증권을 담보로 대출한 43건에 대해 금감원장에게 제때 보고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중국농업은행 서울지점도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다른 회사 지분 증권의 20%를 초과하는 지분 증권을 담보로 대출한 9건에 대해 금감원장에 보고를 늦췄다가 발각됐다.
중국건설은행 서울지점은 2020년 7월 전 지점장을 재선임했는데도 기한 내 금감원장에 보고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지점장을 해임하고 새 지점장을 선임했는데도 금감원장에 제때 보고하지 않았다가 들통났다.
중국건설은행 서울지점은 2017년 1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에 각각 38건과 7건의 지분증권 담보대출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가 금감원 검사에서 적발됐다.
앞서 지난해 6월 금감원은 중국은행 서울 지점에 대한 검사에서 고액 현금거래 보고의무 위반 사실을 적발해 직원 1명에 대해 '주의' 제재를 내린 바 있다.
국내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의 경우 보고 의무 위반 등으로 거액의 과태료 등을 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법규를 위반한 중국 은행들에 대한 처벌이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중국 우리은행과 중국 하나은행, 중국 IBK기업은행에 총 1743만 위안(약 31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지난해 4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중국 우리은행에 국제수지 보고 및 통계 보고 오류를 이유로 과태료 20만 위안(3600여만원)을 통보했다.
지난해 6월 베이징 은행보험감독국은 중국 우리은행에 개인 경영성 대출 자금 용도 확인 미흡과 외화지급보증(내보외대) 취급 소홀 등으로 과태료 90만 위안(1억6000여만원)을 부과했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광둥성 분국이 중국 하나은행에 외화지급보증 취급 소홀로 1576만 위안(28억2000여만원) 과태료를 부과했다.
외환은행과 통합한 하나은행이 출범한 뒤 해외 금융감독 당국이 하나은행에 매긴 과태료 중 단일 건 기준 최대 규모였다.
지난해 12월 중국 기업은행 쑤저우 분행은 쑤저우 외환관리국으로부터 대외 보고 누락과 송금자료 확인 미비 등으로 57만 위안(1억2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문제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 경색으로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은행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중국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제재까지 겹치면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은행 관계자는 "중국은 금융시장이 개방돼 있지 않아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영업할 수 있는 한계가 있고 중국 금융당국의 견제와 제재도 심하다"고 전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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