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느낌이 좋아서” …방 안에 영수증 등 종이 쌓아 불붙인 50대, 방화 미수죄
방바닥에 종이를 쌓아두고 불을 붙인 뒤 집을 비워 불을 낼 뻔한 50대가 방화 혐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재판장 이영진)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기소된 A(58)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원주시 한 공동주택 방바닥에 종이를 쌓아두고 불을 붙여 방화를 하려다 출동한 119 소방대원에 의해 진화돼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연탄을 담는 철제통에 공과금 납부고지서 등 종이를 넣어 태운 후 외출했을 뿐 방화를 하려는 고의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현장 감식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발화지점이 철제통이 아니라 바닥이고 불이 났을 무렵 A씨가 출입문을 열고 서성이는 모습과 열린 출입문에서 많은 검은색 연기가 새어 나오는 모습이 방범카메라(CCTV)에 찍힌 점 등으로 볼 때 방화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A측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수사기관에서 ‘서류가 너무 많아 태워버리고 싶었고, 가스가 끊긴 상황에서 불을 피우니 따뜻한 느낌이 좋았다’고 진술한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주거용 건조물 방화는 자칫하면 다수의 생명, 신체, 재산에 큰 피해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 등에 비춰봤을 때 죄질, 범정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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