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데뷔골’ 조규성의 미친 멘탈…”곧바로 잊겠다” 선언
[포포투=김환]
조규성은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렸음에도 곧바로 잊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미트윌란은 22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에 위치한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개막전에서 흐비도우레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조규성이었다. 이날 미트윌란으로 이적한 뒤 데뷔전을 치른 조규성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전북 현대를 떠나 미트윌란에 입단했다. 미트윌란이 조규성을 강력하게 원했고, 그동안 강한 유럽 진출 의지를 갖고 있던 조규성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동행을 시작했다. 미트윌란은 조규성에게 등번호 10번을 주며 기대감을 드러냈고, 조규성은 그 기대에 ‘데뷔전 데뷔골’로 보답했다.
조규성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조규성은 지난해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이후 공공연하게 유럽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당장 지난달 말 대전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국가대표팀 친선경기가 끝난 뒤에도 취재진 앞에서 “(유럽 진출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그런 문제는 구단과 이야기도 나눠야 하고, 풀어야 할 문제들도 있는 것 같다. 나도 경기에 뛸 수 있는 팀으로 잘 고르고 준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당시 조규성은 엘살바도르전에서 여러 차례 기회를 놓쳤다. 조규성도 이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규성은 “저번 경기도, 이번 경기에서도 헤더 찬스가 많이 나왔다. 조금씩 빗나갔는데, 이게 결국 약간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손)흥민이 형도 이 차이가 스트라이커로서 경쟁하는 데 크게 작용한다고 말해줬다. 내가 훈련을 통해 집중하고 더 깨우쳐야 할 것 같다”라며 결정력의 중요성을 짚었다.
데뷔전에서는 그 결정력을 보완했다. 전반전은 0-0으로 마쳤지만, 후반전 들어 조규성의 선제 결승골이 터졌다. 후반 11분 문전으로 쇄도하던 조규성은 동료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조규성은 득점 외에도 팀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전북에서 그랬던 것처럼 좌우 측면과 중앙, 그리고 2선을 오가며 공격을 연결하는 데에 힘썼다. 마무리만 신경 쓰지 않고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며 전방에서 공격을 조립하는 조규성의 장점이 드러나는 경기였다. 또한 좋은 신체조건을 보유한 조규성은 덴마크 리그의 선수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으며 종종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조규성은 후반 28분 동료와 교체되어 나갔다.
당연하게도 경기 공식 맨 오브 더 매치(MOM)의 주인공은 조규성이었다.
팀의 승리를 이끈 만큼, 평점도 좋았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 기준 조규성은 패스 성공률 78%, 슈팅 정확도 33%(3회 시도), 크로스 성공 1회(100%), 태클 성공 1회(50%), 리커버리 4회, 지상 경합 성공 2회(33%), 공중 경합 성공 2회(33%)를 기록했다. 매체는 조규성에게 팀 내 평점 2위에 해당하는 8.2점을 부여했다. 또 다른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에서는 조규성이 평점 7.8점으로 팀 내 1위였다.
경기 후 조규성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트윌란 공식 홈페이지에 의하면 조규성은 “데뷔전을 치르게 되어 정말 기쁘고, 득점을 해서 더욱 기쁘다. 하지만 앞으로 많은 경기가 있기 때문에 오늘 경기는 잊고, 앞으로 있을 경기에 집중하고 덴마크 리그에 적응하도록 할 것이다”라며 득점은 기쁘지만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단한 멘탈이라고 할 수 있다. 조규성은 미트윌란 데뷔전을 통해 유럽 진출이라는 자신의 꿈을 이뤘고, 그 데뷔전에서 득점을 터트리는 잊지 못한 순간을 맞이했다. 그러나 조규성은 이 좋은 이번 경기를 곧바로 잊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눈에 하트가 그려질 만한 발언이다.
이어 조규성은 “경기장의 분위기와 팬들이 우리에게 보내는 응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팬들은 경기가 진행되는 내내 우리를 위해 응원을 보냈다. 난 경기장 안팎에서 사람들을 보고 놀랐다. 사람들을 나에게 친절하다. 경기장의 경우 한국에서 알던 것과 같기 때문에 놀랍지 않았다”라며 팬들을 챙기는 말도 했다.
마지막으로 조규성은 다음 경기에서도 득점할 수 있냐는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고 답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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