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골프' 논란에 수해복구 총력전 희석될라, 고민하는 與
당내 일각, "지도부가 건수 잡았다" 반응도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국민의힘이 전국적 수해 대응을 위해 재난 수습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홍준표 대구 시장의 폭우 골프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수해 원인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등 갈등도 부각되는 모양새다.
2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은 오는 28일까지를 전 당원 봉사주간으로 지정하고 수해 복구 봉사활동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번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의 아픔을 함께하기로 했다"며 추진 배경을 밝혔다.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도 전날 경상북도 예천군 감천면 진평2리를 찾아 수해복구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날 김 대표는 "최대한 빨리 복구되고 다시 일상에 돌아갈 수 있게 예산과 인력을 잘 챙겨보도록 하겠다"며 조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민수 대변인은 통화에서 "언론보도보다 실제 현장의 상황은 심각하고, 중장비가 들어가기 어려운 환경이라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곳들이 많다. 김 대표는 인력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당 차원에서 봉사활동을 확대해야 한다는 말씀도 했다"고 전했다.
최근 김 대표는 5박 7일간의 미국 방문으로 폭우 당일 대처에 나서지 못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귀국 후 재난 수습 행보에 당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오는 23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수해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봉사활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기후변화에 따라 과거 예측하지 못했던 패턴의 폭우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과거 설계한 각종 재난 안전 기준 자체를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민의힘은 재난 수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수해의 원인을 전임 정부에 돌리며 책임론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 후속 조치 백지화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대도심 빗물 저류시설 사업 백지화가 수해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4대강 사업 후속 조치인 지류·지천 정비 계획 재추진 필요성을 강조한 김 대표는 봉사활동을 마친 후에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수자원 관리보다는 환경 보존에만 너무 치중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이번 수해의 책임을 전 정부에 돌리며 본질 흐리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도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무정부상태'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정부여당이 보여준 무책임에 국민의 분노가 높은데, 반성보다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 간 책임 공방 속에서, 국민의힘의 또 다른 걱정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폭우 골프 논란이다. 지난 18일 김 대표가 홍 시장의 논란을 두고 "엄중히 보고 있다"며 진상파악에 들어간 지 이틀 만에,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홍 시장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했다. 민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홍 시장이 김 대표와 갈등 끝에 상임고문직에서 해촉된 전례가 있던 만큼 당내 일각에선 "지도부가 건수를 잡았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홍 시장 역시 윤리위의 징계 절차 개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과하지욕'(跨下之辱)이란 고사성어로 심경을 드러냈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 한나라 개국공신 한신이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젊은 시절 불량배의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 치욕을 견딘 일에서 유래했다. 자신의 대한 징계를 '치욕'으로 보지만, 사안이 엄중한 만큼 견디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 당 관계자는 홍 시장의 논란으로 당의 수해 복구 행보가 퇴색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어,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있는 상황이다. 그는 "골프 논란도 논란이지만, 말을 조심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바람이 있다. 아무래도 개인한테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 당이 모든 논란을 뒤집어쓰기 때문"이라고 홍 시장에 불만을 드러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홍준표, 與 윤리위 '징계' 엄포에 사과…당내 반응은 '싸늘'
- 與 윤리위, 홍준표 징계 돌입…경징계 가능성도 제기[종합]
- [오늘의 운세] 11월 16일, 자신의 실수를 인정해라
- 화성 서해안고속도로서 차량 5대 부딪혀…1명 사망·2명 경상
- "넉아웃돼"…살인범 '양광준의 두 얼굴'에 경악한 육사 후배
- 尹 "러북 군사협력은 권력 유지 위한 결탁…좌시 않을 것"
- 의대생들, 내년에도 학교로 안 돌아오나…"투쟁 계속" 결정
- "월요일 전재산 삼성전자에 넣는다"…겹경사에 개미들 '환호'
- 삼성전자,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주주가치 제고"
- [내일날씨] 흐리고 비 오는 토요일…기온은 '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