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워킹→킬러패스→왼발 감아 차기→환상 헤더골! 조규성이 조규성 했다[심재희의 골라인]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스트라이커로서 가진 걸 모두 보여줬다. 새로운 팀에서 곧바로 주전 원톱으로 나서 펄펄 날았다. 공격 진영을 부지런히 오가는 하드워킹으로 상대 수비수들에게 부담을 줬고, 침착한 왼발 감아 차기로 슈팅력을 뽐냈다. 타점 높은 헤더와 몸싸움도 선보였고, 탁월한 위치 선정과 정확한 헤더로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흔한 말로 덴마크 수페르리가 데뷔전에서 '조규성이 조규성 했다.'
덴마크 수페르리가가 강한 리그는 아니지만 그래도 신입생이 곧바로 팀 주전 선발로 나오기는 쉽지 않다. 현지 적응과 팀 동료들과 호흡을 잘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규성은 달랐다. 11일 이적을 확정한 뒤 11일 만에 공식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K리그에서 보여준 좋은 감각을 그대로 잘 살렸다.
덴마크 헤르닝의 MCH 아레나에서 열린 미트윌란-흐비도우레의 덴마크 수페르리가 2023-2024시즌 개막전. 미트윌란의 10번 조규성이 전북 현대와 한국 대표팀에서 발휘한 최전방 공격수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으로 상대 수비를 압박했고, 공중볼 상황에서는 먼저 점프를 하며 투지를 불태웠다. 후방으로 빠져 공격 공간을 잘 만들고 킬러 패스로 동료에게 찬스를 열었고, 과감한 왼발 감아 차기로 골대를 맞히기도 했다.
후반 11분 환상적인 헤더로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왼쪽에서 파울리뉴가 날카롭게 올린 크로스를 강력한 헤더로 연결해 상대 골망을 갈랐다. 빠른 쇄도로 수비수가 없는 빈 공간을 잘 파고들었고, 정확한 점프와 임팩트로 강력한 헤더골을 뽑아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22분 또 한 번 헤더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 옆으로 살짝 벗어났고, 후반 26분에는 측면으로 빠져 강한 왼발 크로스로 찬스 메이커 구실을 했다.
후반 28분 교체 아웃되면서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골도 골이지만 헌신적으로 팀을 위해 열심히 뛰고, 다재다능한 재능을 발휘했기에 홈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팀에 들어온 지 열흘이 갓 넘은 한국 스트라이커의 매력에 미트윌란 팬들이 흠뻑 빠졌다. 수비까지 적극적으로 가담한 전방위 활약에 덴마크 언론도 찬사를 표하고 있다.
물론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하지만 먼 곳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젊은 선수가 데뷔전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며 목표로 했던 데뷔골까지 뽑아냈으니 더 말할 나위 없이 좋은 결과다. 게다가 혼자만 빛난 게 아니다. 동료들을 살려주면서도 해결해야 할 때는 과감한 슈팅을 시도했고, 결정적인 한방를 작렬하며 해결사로 거듭났다. 첫 단추를 잘 뀄다. 조규성이 조규성 했다.
[조규성. 사진=미트윌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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