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하도급 갑질' 과징금 부과에 소송…사실상 패소

법원 "공정위 일부 시정명령은 부당…과징금은 정당"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받은 제재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일부 청구만 받아들여지면서 사실상 패소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1부(부장판사 황의동 위광하 홍성욱)는 HDC현산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공정위 시정명령 중 "하도급 업체와 계약금을 변경한 이후 30일을 넘어 실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 "일부는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하도급법상 대금 조정은 계약금 변경 이후 30일 이내에 해야 하지만 HDC현산이 체결한 계약 중 6건은 초일불산입(시작일은 계산하지 않음) 원칙에 따라 기간을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HDC현산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의 재발 방지를 위한 시정명령과 이에 따라 부과한 과징금 3000만원은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시정명령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과징금 납부 명령이 위법성에 비해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HDC현산은 2016년 1월~2019년 3월 하도급 업체에 불공정 거래를 한 혐의로 지난해 1월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HDC현산이 53개 하도급 업체에 습식 공사 등 86건을 건설·제조 위탁하며 관련 서면을 착공 또는 납품개시 뒤 최소 3일에서 최대 413일 늦게 발급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46개 하도급 업체에 지급할 대금 수수료 212만원을 주지 않고, 35개 업체에 기한을 넘겨 대금을 주면서 지연이자 2543만원을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설계변경 등에 따른 계약금을 증액받으면서 증액 사유와 내용을 통지하지 않고, 일부 업체에 위탁한 계약에 대해 증액받은 날로부터 30일을 초과해 변경계약을 맺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대산업개발의 인적분할로 2018년 5월 신설된 기업이다. '아이파크' 브랜드 등으로 건설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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