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원도심 재개발·재건축 ‘희망고문’… 2곳 중 1곳 ‘미착공’ [낡아버린 도시, 생명을 디자인하라]
첫 삽도 못뜨고 사업 제자리걸음 ‘한숨’
부동산·건설 경기 악화 장기화 ‘직격탄’
인천지역 곳곳에서 20년 이상 지난 ‘노후 신도시’의 리모델링·재건축 등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원도심 곳곳에서 추진 중인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은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제자리 걸음이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에서 이뤄지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총 96곳이다.
그러나 이들 중 42곳(43.5%)은 안정적인 사업 추진 단계라고 볼 수 있는 ‘착공’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지구 지정 이후의 ‘시행 단계’와 ‘이주 및 보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지구지정 이후 조합설립인가·사업시행인가, 이주 및 보상 과정에서 주민 갈등이 극심하기 때문에 착공 단계까지는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최근 부동산 및 건설 경기 악화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추진이 더디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경기 악화와 건축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낮아지고 원주민들의 분담금이 오르면 사업 시행 단계에서 멈추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앞서 2019~2021년은 부동산 및 건설 경기가 좋아서 재개발 및 재건축으로 답보 상태인 몇 곳이 궤도에 오르는 등 추진이 빨랐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 다시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인천의 재개발 및 재건축 속도는 다시 느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주민 간 갈등과 주거 환경 악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중구 경동·율목구역은 지난 2009년 정비구역 지정을 받고도, 사업시행 인가 단계만 14년째 절차를 밟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들 사이에서는 재개발 추진의 필요성에 대한 이견과 함께 주거 환경 개선도 뒤로만 밀리고 있다.
여기에 시가 최근 사업성이 낮은 저층주거지를 중심으로 공공 재개발 형태인 사전검토 재개발사업까지 추진하면서 자칫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난립 우려도 나온다. 이들은 시로부터 정비계획 용역비를 받지만, 다른 도시정비사업과 같이 사업시행 및 관리처분 단계에서 늦어지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앞서 시는 지난 6월 중구 도원구역을 비롯해 동구 화수아파트구역, 미추홀구 주안남초1구역·도화역남측구역, 남동구 구월349구역·만수2구역 등을 대상지에 포함했다. 또 부평구 동암중서측구역과 계양구 계산역남측구역·효성구역, 서구 석남5구역 등도 대상지다. 시는 접수를 받은 재개발 후보지 45곳 중 10곳을 선정했다.
전문가들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난립과 지연이 주민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들이 나서서 재개발 사업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기반 시설 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원도심의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이 정체하는 이유는 주택가격이 낮고, 기반 시설이 굉장히 열악하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재개발이 표류하면 주민 갈등은 필연적이기 때문에, 사업성을 높여 재개발을 빠르게 진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거나, 지자체 재정으로 도로와 공원과 같은 다양한 기반 시설을 확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jh@kyeonggi.com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직무대리 검사 퇴정’ 재판장 기피 신청, 성남지원 형사3부 심리
- 한국, ‘숙적’ 日에 통한의 역전패…4강행 ‘가물가물’
- 민주당 경기도당 "이재명 판결, 사법살인"
- 이재명 대표,1심 선고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포토뉴스]
- 인천 흥국생명, 道公 잡고 개막 7연승 ‘무패가도’
- 법원, 야탑역 흉기난동글 작성한 커뮤니티 직원 구속영장 ‘기각’
- 한동훈 ‘하루 5개 SNS 논평’…뉴스 크리에이터 노렸나
- 삼성전자,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한다…"주주가치 제고"
- 안양 정관장, 고졸 ‘최대어’ 박정웅 1순위 지명
- ‘최초 의혹 제기’ 김은혜, 이재명 집유에 “거짓은 진실 이길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