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피스 위기에 '매뉴라이프 US 리츠' 급락…미래에셋 인수 완주할까

김성수 2023. 7. 2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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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라이프 리츠, 보유자산 가치 '와르르'
리츠, 대출한도 넘겨…대주단과 대책 논의
단기 시장회복 '글쎄'…인수포기 나을 수도
미래에셋, 거래 파기 부담…"딜 성사 노력"
이 기사는 2023년07월21일 20시2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미국 오피스시장 위기로 ‘매뉴라이프 US 리츠’가 직격탄을 맞은 데 따라 이 리츠를 인수하려 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해당 리츠는 편입자산이 미국 오피스 빌딩으로만 이뤄져 있어서 고금리, 재택근무가 지속되는 한 단기 회복이 불투명하다. 그간 다수 딜을 클로징(종결)하지 못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시장 신뢰를 지키기 위해 인수를 완주할지 주목된다.

매뉴라이프 리츠, 보유자산 가치 14% 이상 급락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매뉴라이프 US 리츠’가 보유한 부동산자산 가치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준 16억3355만달러(약 2조984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작년 12월 31일 19억1350만달러 대비 14.6% 급감한 수치다.

‘매뉴라이프 US 리츠’ 편입자산 가치변동 상황 (자료=매뉴라이프 US 리츠)
매뉴라이프 US 리츠는 캐나다 금융그룹 매뉴라이프파이낸셜 계열의 리츠 운용사다.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에 상장된 최초의 미국 오피스 빌딩 투자 리츠다.

편입자산은 미국 캘리포니아, 조지아, 뉴저지, 워싱턴DC, 버지니아, 애리조나 등에 있는 11개 사무실 건물이다.

이처럼 보유자산 가치가 하락하자 주가도 급락했다. 매뉴라이프 US 리츠 주가는 지난 19일 하루새 32.54% 떨어졌고, 20일 2.59% 추가 하락했다. 미국 오피스 공실률 상승으로 자산가치가 떨어진 영향이 주가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편입자산 중 미국 뉴저지에 있는 플라자 빌딩은 지난 6월 30일 작년 말보다 가치가 27.1% 급락했다. 버지니아 페어팩스에 있는 센터포인트 I&II 빌딩은 같은 기간 21.8% 떨어졌고, 워싱턴DC에 있는 펜(Penn)이라는 건물은 20.5% 하락했다.

매뉴라이프 US 리츠 자료에는 “미국 오피스시장 가격이 올해 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적혀있다.

리츠는 이같은 자산가치 하락에 대출 한도를 넘기게 됐다. 총 대출 비중 한도는 50%인데, 지난 6월 말 자산가치 기준으로 계산하면 57%여서다.

자료는 “이런 현상은 운용역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벌어진 것”이라며 “대출약정 위반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자료=매뉴라이프 US 리츠)
◇ 리츠, 대출한도 넘겨…미래에셋 “딜 성사 노력”

이 리츠는 총 자산에서 총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기면 안 된다. 그러나 최근 가치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 비율은 60.2%에 이른다. 이에 리츠 운용역은 대주단과 대출 비중을 낮추기 위한 선택지들을 논의 중이다.

대출 상환 뿐만 아니라 운영비용, 세금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유동성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논의 대상이다. 대주단과 협의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이자율 스왑을 할 수 없어서 대출금리가 높아질 수도 있다. 이 경우 배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자율 스왑(IRS)이란 두 거래 당사자가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이나 부채의 금리조건을 상호 교환하기로 하는 계약이다.

즉 변동금리 부채를 갖고 있는 기업이 이자율 스왑으로 고정금리 부채와 교환해서 금리조건을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바꿀 수 있다. 금리변동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하여 사용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3월 매뉴라이프 US 리츠 인수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매각자 측과 협의하던 도중 우선협상 기간(독점적 협상 기간)이 종결됐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아닌 다른 잠재 매수자가 이 리츠를 선점할 수 있는 상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한편으론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고금리와 재택근무 환경이 지속될 경우 미국 오피스시장이 단기에 회복되기 어려워서다. 하지만 인수를 포기하면 마무리하지 못한 딜(거래)이 하나 더 추가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서 브룩필드자산운용으로부터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호텔 인수를 추진했지만 딜클로징(거래종결)하지 못했다. 을지파이낸스센터(EFC) 인수의 경우 매도자인 아이비네트웍스와 이달 말 본계약 체결을 위해 노력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우협 기간이 끝나서 누구나 원한다면 매뉴라이프 US 리츠를 인수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서도 “딜을 잘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 (sung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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