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본토선 죽쑤는데 올들어 주가 40% 오른 日디즈니 [강인선의 자본추]
올해 주가 40% 상승... 2년새 75% 올라
미디어 사업부 큰 미국 디즈니와 달리
오프라인 사업 위주 포트폴리오 때문
블룸버그에 따르면 디즈니의 주가는 최근 2년새 180달러대에서 80달러선으로 반토막이 됐습니다. 디즈니는 올들어 주가 흐름 역시 부진합니다. 88달러대에서 시작한 디즈니 주가는 지난 2월초 113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최근 다시 80달러대 후반로 가라앉았습니다. 연중 주가 상승률은 20일(현지시간) 기준 -3%입니다.
반면 오리엔탈랜드의 주가는 2년전 3110엔에서 최근 5383엔 수준으로 75%가량 상승했습니다.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은 40%가 넘습니다. 이달 들어 주가가 5% 가량 하락했지만 올해 상반기 오리엔탈랜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라면 엔화 가치 상승과 함께 대체로 수익을 봤을 것으로 보입니다.
차이는 두 기업의 사업구조에서 나옵니다. 오리엔탈랜드는 지난해(2022년4월~2023년3월) 기준 매출의 82%가량이 테마파크에서 나옵니다. 다른 15%도 숙박시설에서 발생하는 매출로 사실상 테마파크에 연계돼 있어 사업의 100%가 오프라인 기반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표 가격을 올리거나 업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수가 늘면 정직하게 실적이 오르는 구조입니다.
올해 실적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회사는 예상했습니다. 매출액은 올해 대비 12%, 영업이익도 9%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회사 측은 내다봤습니다. 디즈니랜드 개장이 40주년을 맞는데다가 엔저 등 효과로 외국 관광객들의 유입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티켓 가격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오리엔탈랜드는 도쿄 디즈니랜드와 도쿄 디즈니시의 1일권 성인 요금 최고 가격은 1만900엔으로, 직전 대비 1500엔을 상향했습니다. 오랜 기간 디플레이션이 이어져 온 일본 사회에서는 이를 ‘인플레이션의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듯한 반응도 나왔습니다.
반면 미국 디즈니는 테마파크가 포함된 ‘Parks & Experience and Products(테마파크 사업부)’의 매출액이 35%에 불과합니다. 해당 사업부는 미국 내 테마파크와, 일본 디즈니랜드 등 글로벌 디즈니랜드가 지급하는 로열티 수익을 주 수입원으로 합니다. 나머지는 디즈니 플러스 등 OTT 서비스와 콘텐츠 유통 수익으로 구성된 ‘Media & Entertainment Distribution(미디어 사업부)’에서 나옵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테마파크 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66%로 훨씬 높습니다.
주가를 좌우하는 투자자들의 초점은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테마파크 사업부가 아닌 미디어 사업부에 더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캐시카우’인 테마파크 실적이 디즈니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다면, 미디어 사업부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 때문입니다. 지난 1분기에도 디즈니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218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월가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디즈니플러스 구독자가 3개월만에 400만명 가량 감소한 것이 주가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여기에다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디즈니의 티켓 가격 인상 때문에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디즈니 월드를 찾는 고객들이 감소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면서 오프라인 고객 감소 우려까지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 기업의 주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오리엔탈랜드는 상승하는 엔화가치, 코로나19 기저효과 제거에도 높은 실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미국 디즈니는 OTT 사업을 다시 성장 궤도에 올리고 오프라인 고객들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두 기업 투자자라면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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