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열심히 하면 살빠질까…또다시 불거진 '논쟁'

문세영 기자 2023. 7.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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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건강 증진 효과는 명백"
운동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지의 여부는 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Hanna Siamashka/게티이미지뱅크.

걷고 뛰고 근력을 기르는 신체활동을 하는 이유는 운동이 건강 증진을 돕기 때문이다. 운동의 다이어트 효과는 어떨까. 이는 최근 몇 년간 전문가마다 의견이 분분한 다이어트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체활동을 ‘근육 수축으로 일어나는 신체의 모든 움직임’으로 정의한다. 여기엔 가사활동, 출퇴근, 여가활동 등이 모두 포함된다. 신체활동 중 ‘계획적이고 구조화된 반복적인 움직임’을 운동이라고 한다. 아령을 15회씩 3세트한다거나 30분간 달리기를 하는 등 계획을 세워 특정한 구조적 움직임을 반복하는 신체활동이다. 

이는 산책처럼 느긋한 신체활동과 다르다. 운동도 저강도부터 고강도까지 다양한 강도가 있지만, 가벼운 신체활동보다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힘이 들어도 운동을 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며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암 등 다양한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 운동의 체중 감량 효과, 전문가 찬반 의견 엇갈려 

운동의 다이어트 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도널드 M. 램킨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정신과학 및 행동과학과 교수는 19일 뉴스·연구보고서분석미디어 ‘더 컨버세이션’을 통해 “운동의 다이어트 효과는 최근 의과학계에서 논쟁적인 주제”라며 “살을 빼기 위해 ‘더 많이 운동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논쟁이 본격화된 것은 에릭 로빈슨 리버풀대 인구보건학과 교수가 지난해 12월 15일 국제학술지 ‘국제비만저널’에 발표한 논문 때문이다. 이 논문은 운동으로 발생한 에너지 소비량이 체중 감소에 미친 영향을 살핀 논문들을 메타분석했다. 

메타분석 대상 중 하나인 미국 인디애나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2022년 11월 28일 국제비만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운동이 체중 감소를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해 동일 저널에 12월 16일 실린 미국 듀크대 진화인류학과 연구팀 논문에서는 운동이 체중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다이어트 도구로 적절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앞서 2018년 5월 1일 국제학술지 ‘생리학 및 행동’에 발표된 콜로라도의대의 연구에서는 운동의 체중 감량 효과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내용이 담겼다. 운동이 과도한 체중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감량을 유도할지의 여부는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체활동은 정확하게 정량화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학자들간의 의견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제임스 A. 레빈 메이요클리닉 내분비학과 교수에 의하면 마른 사람은 비만인 사람보다 휴식을 취할 때 평균 350칼로리를 더 소비한다. 체중 조절은 이처럼 운동 외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운동 효과를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다. 

● 논쟁 중심엔 ‘총 에너지 소비 가설’ 존재 

램킨 교수는 운동 효과 논쟁의 중심에 ‘총 에너지 소비 가설’이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을 하고 나면 우리 몸이 보상체계를 발동해 이후 더 적은 칼로리를 태우려 한다는 가설이다.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지만, 이후 쉬는 동안 우리 몸이 평소보다 적은 칼로리를 소비하려 하기 때문에 결국 총 칼로리 소비량은 운동을 하든 하지 않든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2021년 스포츠 및 운동 의과학저널에 실린 미국 페닝턴 생물의학연구센터 연구팀이 이를 확인했다. 수 개 월간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동안 사람들의 휴식 시 칼로리 소모량이 줄어든다는 점을 발견했다. 

램킨 교수는 운동의 다이어트 효과는 아직 결론 내리기 어려운 현재 진행형 이슈로 보았다. 단 다이어트를 할 때 식사를 충분히 하고 운동으로 만회하겠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았다. 총 에너지 소비 가설은 찬반 의견이 대립되지만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모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밥 한 공기(300칼로리)를 소모하려면 한 시간 동안 달리기를 해야 한다. 걷기 운동을 한다면 2시간 반을 해야 하는 양이다. 운동은 마법처럼 살을 빼주는 도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다이어트 보조수단이자 건강 증진 수단으로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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