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광복절에 앞서 이승만을 생각한다

옥승욱 2023. 7. 22. 0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이종찬 광복회장. (사진=광복회 제공) 2023.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대한민국 이승만 초대 대통령 기념관 건립은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기념관을 건립하면서 당시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또 다시 주변의 인적요소들이 이승만 대통령의 역사를 그르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3·15 부정선거를 획책할 필요가 없었다. 당시 야당 대통령 후보격인 조병옥박사는 급서하여 대통령선거는 단독 플레이나 다름이 없었다. 선거부정은 주변에 있던 탐욕스런 아첨꾼들이 병약한 이기붕을 앞세워 자행했다.

당시 아첨꾼들은 이승만을 고의로 신격화 하였다. 당시 필자가 직접 들은 바를 소개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하느님이 내려준 분입니다. 그 분에게 덤빈 후보는 살아남지 못합니다. 신익희도, 조병옥도 다 죽었지 않아요? 이제 장...면 한 분 하나 남았는데요 이 사람도 앞날이 훤해요” 이렇게 악담을 퍼부었다. 4.19를 기억한 사람들은 이승만 대통령을 이렇게 신격화한 사실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

최근 이승만을 신격화 했던 우상숭배의 부류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승만을 우리의 눈높이로는 범접할 수 없는 구름 속 반신반인으로 올려놓으려 하는 것이다.

첫째는 대한민국은 이승만이 1948년 건국했다고 핏대줄 올려가며 고집하는 부류다. 이승만을 신격화시키려는 부류다. 이들에게는 역사도 없고, 헌법도 안중에 없다. 대한민국을 창건한 신격화된 이승만만 존재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1948년 건국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는 제헌국회에 출석하여 발언하면서 곧 건설될 정부는 기미년 서울에서 수립된 민국임시정부의 계승이라고 말했다. 민국의 부활일임을 공표하고 민국 연호는 기미년에서 기산하자고 못박았다. 이승만 대통령은 일관되게 1919년에 수립된 정부의 부활이라고 강조해도 이 부류들은 들은 척도 안한다. 마치 대통령은 당선됐음에도 부정선거를 저지른 아첨꾼들의 소행같다.

이승만은 초대 대통령으로 국회에서 당선되었다. 전쟁 중 전시 대통령으로서 능숙한 외교는 자기만 할 수 있다고 자만했다. 재선을 위해 직선제 개헌, 정치파동을 일으킨 사실은 두고두고 역사적 과오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주변의 아첨꾼들은 이를 빌미로 이승만 영구집권을 꾀했다. 사사오입이나 3.15부정선거가 그것이다. 나폴레옹이 공화정에 만족하지 않고 왕관을 쓰듯 이승만에게도 아첨이 성공한 듯 보였다.

두 번째 부류는 ‘이승만 왕조’를 세우려 하는 부류다. 북한 ‘김일성 왕조 세습’에 반해 우리는 이승만 대통령을 민주공화정의 대통령으로 자리 매김을 했어야 했다. 불행히도 아첨꾼들이 영구집권, 양자파동까지 일으키면서 ‘왕조’를 꿈꾸다 4.19로 좌절되었다.

앞으로 이승만 기념관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이승만을 다시 왕권에 올려놓아서는 안된다. 공화정의 대통령으로 모셔야 한다. 아첨꾼들이 “건국 대통령”으로 신격화하려는 기도를 분쇄해야한다.

마지막 부류는 이승만의 유지를 왜곡하는 부류들이다. 김구는 1919년 건국론을 주장했는데, 이승만은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한 것처럼 그의 뜻과 역사적 사실을 왜곡시키고 있다. 이는 또 하나의 역사왜곡이다. 두 분 모두 건국론을 주장하지 않았다. 두 분 모두 1919년 기미년 독립선언의 위대한 전국민적 독립정신을 계승하자고 했지 “임시정부를 건국했다”한 적이 없다. 대한제국과 대한민국과 별개로 건국했다고 주장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1948년에 건국을 쓰면 혼란이 일어날 것을 예측한 분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반만년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이다.” “미국은 대한제국시대 체결된 ‘조미수호조규(1882년)’를 지켜야 한다” 고 틈 날 때마다 강조했다. 그 연장선에서 한미방위조약 체결도 가능했던 것이다.

이들 아첨꾼들은 1948년 건국론이 이승만의 철학을 배반하고,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전락시키는 지도 모른다. 이들의 심중에는 기념관을 지으면서 이승만을 다시 신으로 모시고 싶어 할 것이다. 동시대 독립운동을 한 다른 선열들의 존재를 적대시하고 싶어 할 것이다. 해방정국에서 자기들만이 “대한민국을 건국했다”는 공로를 독점하고 싶어 할 것이다. 어쩌면 그런 ‘악귀’들이 되살아나 폐기된 ’국정역사교과서‘를 다시 만들려고 할 지 모른다.

임시정부에서도 초대, 공식정부에서도 중책을 맡은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뛰어난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이 탄생되기를 기대한다.

이종찬 광복회장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