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산다]-20 "도피처에서 찾은 인생 2막"…김동환 대표

정다움 2023. 7.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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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인생의 꿈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모두 서울로 서울로를 외칠 때, 고향을 찾아 돌아오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저 자기가 사는 동네가 좋아 그곳에서 터전을 일구는 이들도 있습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지금 이곳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만들어갑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가지 않고'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에서 꿈을 설계하고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삶을 연합뉴스가 연중 기획으로 소개합니다.]

"실패로 선택한 도피처가 '인생 2막'을 실현해주는 곳이 될 줄이야. 지방이라 겁 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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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쳇바퀴·후회의 연속 서울 생활 버리고, 새로운 꿈 도전"

[※ 편집자 주 = 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인생의 꿈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모두 서울로 서울로를 외칠 때, 고향을 찾아 돌아오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저 자기가 사는 동네가 좋아 그곳에서 터전을 일구는 이들도 있습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지금 이곳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만들어갑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가지 않고'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에서 꿈을 설계하고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삶을 연합뉴스가 연중 기획으로 소개합니다.]

귀향 1년차 새내기 사업가 [김동환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실패로 선택한 도피처가 '인생 2막'을 실현해주는 곳이 될 줄이야…. 지방이라 겁 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10년간의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귀향 1년 차에 접어든 새내기 사업가 김동환(30) 전남 담양 메타포레스트 어린이테마파크 공동 대표는 22일 '지방에서의 삶은 어떠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녔지만, 그의 인생은 꿈꾸던 만큼 녹록지만은 않았다.

아무런 연고가 없는 대학 생활은 외로움으로 다가왔고, 1년 만에 휴학을 결심한 그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4년이나 공무원 시험에 매달렸던 그는 올해 1월 무작정 귀향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옆 좌석에는 고교 동창이자 군대 후임을 거쳐 서울 생활까지 함께한 김태균(30) 어린이테마파크 공동 대표가 있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10년간의 서울 생활을 회상한 두 사람은 '후회의 연속'이라고 자평했고, '여유롭지 못한 삶'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담양 어린이테마파크 내 수영장 [김동환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복잡했던 머릿속을 비우기 위해 무작정 찾아간 곳은 전남 담양군 담양읍의 한 우거진 숲.

일대를 거닐다 마을 초입에서 뛰어놀던 초등학생들을 바라보며 비로소 기운을 회복했고 두 대표는 어린이 산업에 뛰어들기로 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사회초년생이라 목돈은 없었지만, 대출받은 돈으로 어린이 테마파크를 짓기로 했다"며 "내리막이던 인생의 롤러코스터가 이제 막 오르막으로 향하는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공사 계획부터 시공, 자제 구입, 부지 임대까지 아이템을 구상한 두 대표는 밤낮을 잊은 채 6개월 동안 사업 준비에 매달렸다.

그 사이 2천평 남짓한 공원에는 수영장, 토끼 사육장, 모래 놀이터 등 아이들을 위한 시설들이 들어섰고, 학부모들을 위한 캠핑 장구 설치를 끝으로 지난 6월 테마파크를 개장했다.

청년 두 명이 일군 테마파크는 삽시간에 입소문을 타며 주말 하루 평균 250여명이 방문하기도 했다.

이달부터는 인근 숙박업소와 협업해 이용권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도도 만들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자연 속 어린이 전용 수영장 [김동환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대표는 "시골에서 사업하면 힘들다는 지인들의 만류도 많았다"며 "하지만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시골이었기에 이렇게 자리잡을 수 있었고, 도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장일단이라는 말처럼 지방살이에도 단점은 있다"며 "주민들의 텃세로 마을 공동체에 융화되지 못하기도 하고, 젊은 청년들에 대한 주민들의 경계도 차차 풀어가야 할 문제다"고 설명했다.

청년 사업가를 희망하거나 과거의 자신처럼 안정적인 직업에만 집착하는 또래를 위한 나름의 노하우도 귀띔했다.

그는 "수도권에서는 레드오션이지만, 지방에서는 블루오션인 영역들이 존재한다"며 "외골수처럼 한 길만 보지 말고 가능성을 열어두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지방에서 찾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귀향을 생각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을 공동체에 융화되는 것이다"며 "기존에 살던 주민들의 경계심을 어떻게 해소하는지가 관건이다"고 강조했다.

da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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