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돈 문제..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둘러싼 오해들[윤상근의 맥락]

윤상근 기자 2023. 7.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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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윤상근 기자]
/사진제공=어트랙트

피프티 피프티 사태가 여전히 안타까운 골든타임을 놓쳐가고 있는 분위기다. 계약 해지를 선언한 멤버들은 아직도 깜깜무소식이고 빨라야 7월말이 돼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는 가처분 소송은 "답이 나온다 한들 사실상 새드엔딩 아니냐"라는 자조섞인 반응만 나올 뿐이다.

대체적으로 멤버들과 팀 이름조차 생소했다며 "빌보드 핫100 찍었던 신인이 뭐길래?"에서부터 "멤버가 바뀌어도 모를 듯"까지. 외부세력 논란과는 별개로 피프티 피프티를 향한 시선은 뭔가 그렇게 고운 것 같지도 않았다. 그 어렵다는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아직도 20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것 자체가 가진 상징성 때문 말고는 피프티 피프티를 알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다. (피프티 피프티뿐만 아니라 K팝을 그저 듣는 장르 중 하나로만 인지하고 있는 대중의 입장에서 계속 쏟아져 나오는 아이돌그룹을 알고 관심을 갖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이다.)

여기에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의 미담 비하인드까지. (물론 멤버 지인들의 반박도 나오긴 했지만) 피프티 피프티가 만에 하나 극적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반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잘잘못이야 따져봐야 알겠지만 가처분 소송으로 끝날 리 만무하고 형사 고소 건의 결과도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 그 잘잘못을 따지는 것마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행이야 되겠으나 어쨌든 지금까지의 행보를 좋게 보긴 힘들다.

이번 사태 역시 수많은 억측과 오해를 양산해냈다. 통상적으로 엔터 업계에서 발생한 계약 갈등 이슈의 경우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제3자 입장에서 아무리 '중립 기어'를 박고 바라본다고 해도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결국 당사자 중 누구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구도가 펼쳐지고,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결정적인 증거가 나와 한쪽의 완벽한 승리로 딱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기도 매우 힘들다. 진흙탕 싸움이라고 표현하는 게 그냥 나온 것이 아닐만큼 양측 모두 데미지를 입는다.

피프티 피프티 사태 역시 여느 아이돌 계약 문제에서 봐왔듯 큰 틀에서는 '돈 문제'로 귀결된다. 다만 이전 이슈에서 자주 등장해왔던 정산 문제와는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대목이 존재한다.

당시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에서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변호인은 '인터파크 선급금 유통계약 90억'을 언급하며 자금 흐름에 수상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며 정산 자료 요청에 뒤늦게 불충분한 자료를 보여준 정황도 지적했다.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주장이긴 했다. 다만 변호인은 "이번 사건을 통해 정산 문제를 지적한 것이 단순히 돈을 달라는 뜻이 아니다. 소속사로서 신뢰관계가 전속계약 유지가 불가능할 정도가 됐다는 뜻이고 그만큼 소속사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중 입장에서 피프티 피프티가 정산 문제를 지적한 것이 마치 "뉴진스도 아니고"라는 오해(또는 비아냥)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한 추가 입장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시점에서 정산 문제를 언급한 것이 '성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음원 수익의 경우 국내 차트 수익만 해도 2~3개월이 걸리고 해외 차트는 최대 9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전홍준 대표는 "'Cupid'의 경우 2월 말 발표됐는데 해외 차트 수익 정산은 9월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음원 음반 선급계약의 경우 큰 규모의 자금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말 그대로 제작비로 쓰기 위해 투자 명목으로 선급(미리 받는)하는 방식인데 이를 정산이 불투명한 것 같다고 주장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것. 어트랙트도 설립이 되면서 스타크루이엔티로부터 영업양도를 받은 것도 같은 근거다. 더욱 쉽게 말해서 피프티 피프티가 아직 공식 결성조차 하지 않았을 시점에 선급금이 꼭 피프티 피프티를 위한 정산으로 쓰여야 할 의무는 없는 것이다.

저작권 이슈도 적지 않은 논란이었다. 전홍준 대표가 외부세력으로 지목한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가 'Cupid'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둘러싼 꼼수, 사인위조, 저작권 지분 변경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는데 더기버스의 입장은 오히려 이 논란에 대해 "중대한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으로 더 세게 나왔다.

쉽게 말해서 더기버스의 이 의혹에 대한 입장은 "'Cupid' 완성곡에 대한 전권을 갖고 있는데 뭐가 문제인가?"였다. 여기에 "'Cupid'는 애초에 피프티 피프티를 염두에 둔 곡이 아니다"라며 의혹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더기버스의 주장에 의하면 'Cupid' 원곡을 우리가 아예 사서 완성곡을 저작권 등록을 한 것이 문제가 전혀 아니며 스웨덴 작곡가들의 명의는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 모든 권한을 양수받았기 때문에 최소한 법적으로는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는 뜻이었다. "마치 권한이 없는 더기버스"라는 표현을 덧붙인 부분이 눈길을 끌 법했다.

이 역시 틀린 말은 아니겠으나, 소위 도의적인 책임이라는 영역에서 바라봤을 때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과 어트랙트 간 갈등을 촉발시켰다는 의혹을 갖고 있는 더기버스가 (저작권 이슈에 대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아직 남아있다. 결과적으로 갈등이 계약 해지 선언으로 이어진 과정에 대한 어트랙트와의 크나큰 입장 차이가 향후 이번 사태의 잘잘못을 따지는 데 있어서 포인트가 될것 같다.

전홍준 대표는 "안성일과 B이사가 멤버들 가스라이팅 해서 이 지경에 온 거라고밖에 볼수가 없다"라고 강한 어조로 밝힌 반면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변호인은 "외부세력 운운은 본질 흐리기"라고 반박했다.

윤상근 기자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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