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컷] 분노의 땅 팔레스타인 제닌
지난 3일(현지시각) 새벽 이스라엘군은 헬기로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제닌시를 폭격해서 팔레스타인 주민 13명이 사망했습니다. 사망자 가운데는 15세 소녀도 있었습니다.
이는 지난 2002년 이스라엘군의 제닌 폭격 이후 가장 큰 규모입니다. 이틀간에 걸친 제닌 난민촌에 대한 폭격 이후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을 향한 로켓이 발사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 공격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인 하마스의 공격으로 보고 있습니다.
벤야민 네타야후 이스라엘 총리는 “제닌을 향한 공격은 일회성이 아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제닌은 현재 식수와 전기가 모두 끊기고 수많은 팔레스타인들이 난민촌을 떠났습니다. 팔레스타인은 왜 끊임없이 이스라엘에 저항하고 싸우는 걸까요?
지난 2011년 월드비전 국제요원들과 함께 이스라엘을 거쳐 팔레스타인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 출장은 그들의 식수나 어린이교육 지원 사업에 관한 내용이었지만, 돌아보니 가장 치열한 세계 분쟁 지역 중 하나인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였던 것입니다.
나라 없이 떠돌던 유민들이 수천년 전 조상이 살던 땅으로 돌아와 세운 나라가 바로 현재의 이스라엘입니다. 미국과 다른 서방이 지지하는 이스라엘과 반대편에는 이슬람의 지지를 받는 팔레스타인이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현재 유엔기준으로는 나라가 아닙니다. 그냥 이스라엘에 포함된 자치주입니다. 중국의 신장위구르나 연변 자치주처럼.
실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점령하고 식수나 전기를 통제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떠나게 하고 있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마당에 잘 자라는 멀쩡한 올리브 나무를 이스라엘 군인들이 밤에 몰래 와서 베어 버린다거나, 파쿠아(’거품’이라는 뜻)라는 팔레스타인 온천 도시는 생활용수나 식수까지 중단해서 물 부족으로 고통받기도 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미국대통령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이 평화협정을 맺고 사이좋게 지냈다가도 근본적으로 이스라엘 정부가 벽을 세우고 분리정책을 유지하는 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함께 살 수 있는 평화는 요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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