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608일’ 만에 복귀골 이동경, “챔피언 자리 지키려 울산에 왔다”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울산현대의 미친 왼발이 돌아왔다. 이동경이 울산을 연패 늪에서 구했다.
울산은 21일 오후 7시 30분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4라운드서 김민혁과 이동경의 연속골에 힘입어 난적 제주유나이티드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승점 56점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달렸다. 독일 샬케04, 한자로스토크를 경험한 뒤 이번 여름 울산으로 돌아온 이동경이 1골 1도움 원맨쇼를 펼치며 팀에 값진 승점 3점을 선사했다.
이동경은 지난 12일 인천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후반 막판에 교체 투입돼 복귀전을 소화했다. 팀 패배로 빛이 바랬으나 매서운 왼발 슈팅을 날리는 등 향후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15일 수원삼성 원정에서 휴식을 취했던 그는 제주전에서 선발로 출격했다.
경기 전 홍명보 감독은 “(이)동경이의 몸이 많이 좋아졌다. 해당 포지션에 에사카 아타루도 있다. 어차피 동경이도 몸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선발로 내세웠다”고 밝혔다.
이동경은 홍명보 감독 믿음에 보답했다. 전반 29분 상대 아크 대각에서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으로 김민혁의 선제골을 도왔다. 34분에는 코너킥에서 이명재의 패스를 건네받은 뒤 아크에서 절묘한 왼발 감아 차기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동경의 활약 덕에 울산은 2연패 늪에서 탈출하며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동경은 “최근에 2연패를 했다. 2주간 휴식기를 앞두고 제주를 상대했다. 힘든 경기를 이겨서 기쁘다”고 미소를 보였다.
이동경은 야심차게 독일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가진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래서 울산으로 왔을 때 더욱 이 악물고 노력했다.
이동경은 “독일에 가서 힘들었는데, 많이 배웠다. 그것을 토대로 울산이라는 좋은 팀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돌아왔다”면서,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했는데, 아직 경기력적으로 보완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믿고 기회를 주셨다. 보답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언급한대로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면밀히 관찰하며 우리가 알던 이동경의 모습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했다.
그는 “솔직히 힘들었다. 그렇지만 경기를 뛰면 당연히 힘들어야 한다. 그래야 팀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언제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몸 관리를 잘하고 있어야 한다”며 오늘도 내일도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교롭게 이동경은 울산을 떠나기 전인 2021년 11월 21일 제주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번에 제주를 맞아 608일 만에 복귀골을 신고했다. 울산은 하나의 강력한 공격 옵션을 장착하게 됐다. 도움과 득점 모두 인상적이었다.
이동경은 “첫 번째 골은 우리 동료를 보고 올린다고 생각했는데, (김)민혁이 형이 잘 넣었다”면서, “나의 골은 어제부터 준비했던 부분이다. 훈련 때 너무 안 맞아서 감독님이 ‘너는 이것도 안 되겠다’며 장난식으로 말씀하셨다. 해야 되나 고민했었는데, 실전에서 잘 이뤄져 기뻤다”고 멋쩍게 웃었다.
앞서 언급했듯 이동경의 목표(우승)는 분명하다. 지난 시즌 울산은 17년 만에 리그 정상을 맛 봤다. 안타깝게도 자신이 없을 때 대업을 달성했다.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는 힘든데, 지키는 건 더욱 힘들다.
그는 “훌륭한 형들과 함께 훈련하고 배우면서 챔피언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경기력이 나오면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선수들이 보상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좋은 시기도 있지만,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다같이 노력하면 마지막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며 2연속 리그 우승을 자신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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