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밀수’ 김혜수 “물 공포증 일체감으로 극복, 경이로웠죠”
김혜수는 ‘밀수’(감독 류승완)에서 성공을 꿈꾸며 밀수판에 뛰어든 조춘자를 연기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 범죄 활극이다.
밀수하는 해녀라는 설정, 천만 감독 류승완과의 작업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밀수’는 처음부터 즐거운 작업이었다.
김혜수는 “류승완 감독에게 시놉시스를 받고 제일 흥미로웠던 건 제가 좋아하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해녀가 밀수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 다양한 인물 군상이 나오는 게 재미있었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또 그는 “개인적인 취미가 관심이 있는 어떤 대상이 생기면 인물이든 아트든 무조건 자료를 모은다. 1920년대, 1950년대, 1970년대를 좋아해서 헤어 스타일, 의상 음악 등 모은 자료들이 많아 연출부에 공유했다”며 열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 시대를 제일 많이 보여주는 외피는 춘자라고 생각해서 의상 디자인이나 소재를 직접 보고 결정했다. 연출부도 처음엔 좋아했을 텐데, 너무 많이 보내서 그런지 나중에는 답이 없더라. 너무 많이 보내서 미안하다고 했다. 내가 춘자에게 접근하는 거니까 이해해달라고 했다. 시작부터 즐겁게 마음껏 일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걱정과 두려움도 있었다. 물 공포증이 있었기 때문. 더욱이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촬영으로 다소 늦게 ‘밀수’ 촬영에 합류한 것도 불안을 더했다. 하지만 열정적인 류승완 감독과 동료 배우들 덕에 물 공포증을 이겨내고 조춘자가 될 수 있었다.
김혜수는 “제가 물을 좋아하고 스킨스쿠버도 좋아했다. 그런데 영화 ‘도둑들’ 촬영 때 수심이 깊지는 않았지만 차가 물에 잠긴 다음에 수갑을 차니까 너무 힘들었다. 처음 겪는 감정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건 자기 몸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공황이 온다고 하더라. ‘밀수’는 물이 필수적인 공간인데 어떻게 하지 싶었다”며 “‘도둑들’ 촬영하고 시간도 지난 터라 처음부터 걱정한 건 아닌데. 첫 미팅 당시 감독님 사무실에서 해녀들 영상을 보는데 공황이 오더라. ‘소년심판’ 촬영 후 합류하느라 연습도 많이 못 갔던 상황에서 촬영할 때 물을 보니 무서웠다”고 설명했다.
바로 그때 ‘밀수’ 팀을 보고 어떤 ‘용기’를 얻었다며 “해녀 중 김재화가 물에 들어가서 연기 하는 모습을 보는데 정말 대단하더라. 너무 멋지고 놀라서 박수치면서 저도 뭔가 풀리더라. 희한한 감정을 경험했다. 촬영 때 매번 물을 보는데 이상할 때가 있고 괜찮을 때가 있고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안 좋을 때가 있고 겁나도 괜찮을 때도 있다. 류승완 감독님이 늘 제 상태를 배려해줬고, 그러다가 공황 없이 촬영을 마쳤다. 저에게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주변 배우들의 열정을 보면서 오히려 제가 따라갈 수 있었다. 되게 좋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정말 배우들끼리 일체감을 가지고 연기했어요. 서로 호흡이 좋았고 시너지가 좋았죠. 진숙(염정아 분)이가 오열하는 장면에서도 동료 해녀들도 진숙이의 감정을 해녀로서 지켜보면서 선배 염정아의 연기를 놓치지 않고 보려고 하더라고요. 그런 기운과 호흡이 정말 경이로웠어요. 감독님과 스태프들도 수중 액션을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고요. 처음엔 이걸 우리보고 하라고 싶었는데, 희한하게 다 됐죠. 그때 물 안에서 서로를 볼 때 기류 등 다 기억에 남아요. 서로에 대한 완벽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어요.(웃음)”
그는 “염정아는 오랜 경험이 있고 다채로운 연기를 했다. 날카롭지만 그녀만의 인간미를 보이기도 한다. 외향을 뛰어넘는 내공이 있는 배우다. 염정아와 함께했을 때 시너지가 궁금했다. 제가 극복할 수 없는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배우라 기대가 컸다. 염정아 연기를 참 좋아한다. 드라마 영화에서 많이 봤고, 동시대 배우라 그녀의 성장을 봤고 제대로 만났고 정말 제대로 함께한 느낌”이라고 고백했다.
평소 후배들을 잘 챙기기로 유명한 김혜수는 ‘밀수’에서 호흡을 맞춘 박정민에게는 직접 식재료를 보내주는가 하면,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난 고민시에게 ‘마녀’ 때부터 잘 봤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그는 “박정민은 혼자 산다고 하길래 내가 먹을 걸 주문하면서 같이 한 거다.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못 챙겨 먹으면 안쓰럽더라. 현장에서도 너무 좋았는데, 누나 같은 마음으로 보내준 거다”며 “‘마녀’를 봤을 때 김다미가 너무 좋았는데, 눈이 ‘색계’의 탕웨이 같은 느낌이더라. 그리고 고민시도 연기에 눈이 자꾸 가더라. 그래서 이름을 적어둔 거다. 우리 작품에서도 너무 잘하지 않았나. 현장에서도 너무 잘했다. 완급조절이 어려울 수 있는데 본능적으로 잘하더라. 영리한 배우다. 너무 좋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또 후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고맙다. 미안하다. 내가 느끼는 걸 상대가 알아서 표현해서 나쁠 게 없다. 립서비스가 아니라 내가 누군가의 좋은 걸 발견할 때가 좋다. 그런 좋은 것들이 내게도 영향을 준다. 누군가는 별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남들에겐 큰 거다. 좋은 건 표현하는 게 좋다”며 미소 지었다.
“각자 많은 준비를 하고 현장에서 연기할 때 함께하면서 나오는 것들이 있어요. 자연스럽게 혹은 내가 몰랐던 새로운 어떤 순간을 만들어낼 때가 있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들이 나오기도 하죠. 그렇게 시너지가 생겨요. 춘자와 권상사(조인성 분)의 관계도 현장에서 상황에 맞게 연기하면서 어떤 진심, 예상하지 못한 것들이 더 나왔다고 생각해요.(웃음) ‘밀수’는 그 시대 인간 군상과 관계성을 보여주면서, 각각의 생동감 있는 캐릭터들의 ‘앙상블’을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배우들이 모두 정말로 그 캐릭터가 된 채 현장에 있었고, 행복한 촬영 현장이었어요. 육체적으로 쉽지 않았지만, 너무나도 행복했어요.”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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