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늑장 대응에 거짓보고 의혹까지…황당한 경찰

충북CBS 최범규 기자 2023. 7. 2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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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둘러싼 충북경찰의 엉터리 대응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22일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와 관련해 당시 출동 경찰관의 거짓 보고 등 범죄혐의가 드러났다.

국조실은 감찰 결과 당시 경찰은 출동 지령을 받고 '궁평1'지하차도로 향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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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 출동했다더니…국조실 "허위 보고" 수사의뢰
정희영 흥덕경찰서장, 1시간 20분 뒤 첫 보고 받아
11시 '갑호비상'…보고부터 대응까지 총체적 난국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 장병들의 배수 작업과 동시에 119 구조대원들이 버스 인양 뒤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오송=박종민 기자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둘러싼 충북경찰의 엉터리 대응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22일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와 관련해 당시 출동 경찰관의 거짓 보고 등 범죄혐의가 드러났다.

허위 보고 혐의는 국조실 감찰 과정에서 드러났는데, 국조실은 관련 경찰관 6명에 대해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늑장 보고를 넘어 허술한 대응, 출동 조작 의혹까지 경찰의 대처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참사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7시 4분 21초와 7시 58분 29초 두 차례에 걸쳐 미호강 범람과 지하차도 침수 우려에 대한 112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경찰은 '궁평지하차도'라는 신고를 토대로 '궁평1'지하차도에 출동해 현장 조치했다고 밝혔다. 신고 장소가 '궁평2'지하차도였는지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착각했지만 출동은 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조실의 시각은 달랐다.

국조실은 감찰 결과 당시 경찰은 출동 지령을 받고 '궁평1'지하차도로 향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CBS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상황은 이렇다.

청주흥덕경찰서 오송파출소 순찰자는 당시 오송읍 쌍청리에 근무 중이었다.

그러다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출동하는 길에 궁평1지하차도를 지나게 됐고, 청주시청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으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게 되자 경찰관 1명이 순찰차에서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황이 맞다면 궁평1지하차도로 실제 출동한 게 아닌데도, 오인 출동한 것처럼 상부에 허위 보고한 셈이다.

경찰의 상황 전파 체계도 허술하기만 했다.

사고 지점 관할서장인 정희영 청주흥덕경찰서장은 사고 발생 1시간 20분이나 지난 오전 10시쯤 오송파출소장으로부터 유선으로 지하차도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작업이 한창인 시점에서야 관할 경찰서장이 인지한 셈이다.

연합뉴스


초동 대응 역시 안일했다.

정 서장은 10시 5분쯤 교통경찰을 모두 소집하는 '교통 갑호비상'을 내렸다. 모든 경력이 동원되는 '갑호비상'이 내려진 건 오전 11시로, 참사가 일어난 지 2시간이나 넘는 시점이었다.

경찰의 장마철 교통관리대책을 보면 갑호비상은 6시간 동안 강우량 150㎜ 이상이나 12시간 동안 250㎜ 이상 많은 비가 올 때 내려진다.

극도의 교통 혼란이나 긴급상황에 대비한 지침인데, 앞서 지난 2017년과 2020년 집중호우로 청주지역 곳곳에서 침수가 발생했을 당시 각 관할서는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현장 통제에 나섰다.

청주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때는 지난 14일 오전 5시로, 이미 지역 도로 곳곳에서 침수가 발생하고 있었다. 참사 당일인 15일 새벽 4시 10분에는 미호천교 지점에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특히 강내면 도로는 심각한 침수로 통행이 불가능했던 점을 감안할 때 경찰의 비상명령은 이미 때를 한참 놓친 시점이다.

경찰의 엉터리 대응이 사실로 드러나고 거짓 보고 의혹까지 사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수뇌부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한편 대검찰청은 청주지방검찰청 배용원 검사장을 본부장, 대검 정희도 감찰1과장을 부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꾸려 참사 책임 규명을 위한 수사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지난 15일 폭우로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하천물이 밀려 들어와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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