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에 폭행·스토킹·특수협박해도 법원은 '형 집행 유예'

1심서 징역 1년에 집유 3년 선고받아

ⓒ News1 DB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헤어진 연인에게 재결합을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찾아가는 등 스토킹 범행을 저지른 3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선 부장판사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과 폭행, 상해, 특수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5)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A씨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 B씨(27‧여)와 약 4년 정도 교제하던 사이로, 지난해 8월16일 B씨로부터 최종 이별통보를 받았다.

이후 닷새 뒤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넌 또 차단했구나, 너무 싫다”, “내가 너한테 미쳐서 진짜 호구같이 그냥 당한 기분이네, 나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게”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한 것을 비롯 같은해 10월26일까지 약 26회에 걸쳐 B씨에게 글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B씨의 주거‧직장 부근에서 기다리는 행위를 지속한 혐의로 기소됐다.

춘천지법 전경./뉴스1

또 A씨는 같은해 10월26일 강원 춘천에서 B씨에게 관계 개선을 요구했으나 B씨가 신고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휴대전화를 낚아채면서 B씨의 턱을 치고 발로 정강이를 걷어차는 등 상해를 가하기도 했다.

이후 다시 B씨를 찾아간 A씨는 다시 만나줄 것을 요구했으나 B씨가 이를 거절하자 A씨는 “그동안 너에게 쓴 돈을 돌려달라”고 했다.

B씨가 재차 거부하자 화가 난 A씨는 흉기를 들고 와 B씨의 얼굴과 목을 향해 겨누면서 “다시 만나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 같이 죽자”고 협박하기도 했다.

당시 A씨는 겁을 먹고 도망가려하는 B씨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양팔로 몸을 밀어 머리를 벽에 부딪히게 해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해자에게 일체의 연락이나 접촉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말다툼 중 흥분한 상태에서 충동적‧우발적으로 특수협박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에게 10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