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집값 올랐다고?…통계 뜯어보면 지방은 '아니에요'
서울 9주째 상승·25개구 중 24곳 상승
서울 30대 매수 비율↑…충남 상승전환
77주 만에 전국 집값이 상승 전환했습니다. 서울 전체 25개구 중 24곳이 상승하는 등 수도권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전체 아파트값을 밀어 올린 건데요.
특히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율이 35% 가까이 치솟는 등 다시 젊은층의 주택 매수 심리가 되살아난듯 하고요. 지방도 충남이 상승 전환하고 세종의 상승폭이 커지는 등 온기가 퍼지는 모습입니다.
강남은 신고가 파티…30대 움직여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셋째 주(17일 기준) 전국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0.02%를 기록했습니다. 전국 아파트값이 오른 건 지난해 1월 넷째주(24일·0.02%) 이후 77주, 1년6개월 만인데요.
수도권 집값 상승이 주된 영향을 미쳤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주 0.07% 올라 지난주(0.04%)보다 오름폭이 커졌는데요. 지난 5월 넷째주(0.03%) 이후 벌써 9주째 상승세입니다.
약세가 지속되던 강북구도 이번주 0.01% 상승 전환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5월 넷째주(0.01%) 이후 1년2개월 만입니다. 최근 2주 연속 하락했던 노원구도 이번주 0.03% 올랐고요.
마포(0.15%), 성동(0.10%), 은평(0.10%), 광진(0.09%)구는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하면서 강북권 전체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신고가 파티'가 이어진 강남구도 오름폭을 키웠습니다.
집값 상승을 주도한 강남3구(서초·강남·송파)는 4~5월부터 쭉 상승세인데요. 이최근 재건축 호재가 있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신고가 거래가 늘면서 강남구가 지난주 0.04%에서 이번주 0.11%로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서울은 주요단지 급매물 소진 후 매도호가 상승으로 관망세를 보이며 거래는 주춤하다"면서도 "선호지역 주요단지 위주로 간헐적 상승거래가 지속되고 주변지역으로 가격상승 기대감이 확산되며 전체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30대의 매수가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매입자연령대별 통계를 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 총 3711건 가운데 30대가 1286건(34.7%)으로 가장 많았는데요.
부동산 상승기 때 30대는 대표적인 '영끌 매수'·'추격 매수' 연령층이었는데요. 고금리 여파 등으로 지난해 11월 매수 건수가 171건까지 감소했다가 최근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서 눈에 띄게 매수세가 붙고 있습니다.
경기도와 인천도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04%에서 이번 주 0.07%, 인천도 지난주 0.04%에서 0.08%로 뛰었습니다.
지방도 꿈틀?…"시차가 있을뿐"
이와 달리 지방은 여전히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7월 셋째주 기준 지방 아파트값 변동률은 -0.03%를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6월13일부터 58주째 내리막을 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간의 '양극화' 심화 우려가 꾸준히 나오는 이유인데요. 서울과 지방 간 아파트 가격 차도 '억' 소리 납니다. 서울-지방 간 집값 격차는 3년째 1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은 12억9490만원, 지방(5개 광역시 외)의 평균 아파트값은 2억6557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아파트가 지방보다 5배 이상 비싼 셈이죠.
다만 곳곳에서 하락폭이 줄어들고 상승 전환하는 지역이 나오면서 지방도 '예열중'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합니다.
충남은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01%로 상승 전환했는데요. 이곳은 지난해 3월14일(0.01%) 이후 65주 만인 6월12일 상승 전환한 직후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다가 이번주 다시 상승으로 돌아섰습니다.
세종은 반곡동, 한솔동, 종촌동 위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번주 0.30% 올라 지난주(0.13%) 보다 상승폭이 커졌는데요. 이곳은 지난 3월20일(0.09%) 상승 전환한 뒤 두드러지게 오르고 있습니다. 이밖에 충북(-0.02%→-0.01%), 경남(-0.03%→-0.01%), 강원(-0.03%→-0.02%)은 하락폭이 축소됐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방도 대도시, 광역시 중심으로 가격을 선도하고 있고 그 온도가 퍼지고 있다"며 "서울 집값이 높으면 경기도로 수요가 쏠리면서 풍선 효과를 일으키는 것처럼 수도권 집값이 점점 오르면 지방도 결국 따라갈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어 "지역별로 입주 물량이 많은 곳이 있긴 하지만 취득세 등 추가 규제 완화, 미분양 해소, 전셋값 안정 등이 적절히 맞물린다면 거래량 회복,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수도권과는 시차를 보이며 천천히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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