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에서 부자 맞대결 펼쳐지나, 이뤄지면 드라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최민우 기자] 아들은 아버지가 이끄는 팀과 결승에서 맞붙는 상상을 한다.

마산 용마고는 21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왕중왕전 비봉고와 맞붙은 16강전에서 10-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따냈다. 8강 티켓을 거머쥔 용마고는 23일 같은 장소에서 장충고와 경기를 치른다.

이날 강채운은 10-1로 크게 앞선 7회 마운드에 올랐다. 아웃카운트 세 개만 잡아내면 콜드게임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상황. 강채운은 선두타자 이승훈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고, 서재현에게 삼진을 솎아냈고, 박다니엘까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강채운은 1이닝동안 11개 공을 던졌고, 무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경기를 마친 후 강채운은 “패스트볼 제구도 잘 됐다. 기분이 좋다. 전에 경기에서는 빠른공 컨트롤이 안 돼서 힘들었는데, 오늘은 편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기분이 좋다”며 자신의 경기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채운은 신장 190cm, 체중 94kg의 탄탄한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오른손 투수다. 신체 조건은 야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강채운의 부친은 물금고 강승영 감독이다. 친구처럼 가까이 지내는 아버지와 아들은 매일 전화 통화로 야구 이야기를 나눈다. 처음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강 감독은 강채운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강채운은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와 야구를 하면서 흥미가 생겼다. 정식적으로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는 반대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도움을 주셨다. 매일 하루에 한 번 전화를 한다. 아버지는 항상 열심히 하라고 말씀한다. 아버지와 가까이 지낸다. 정말 친구처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 지금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아버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강 감독이 이끄는 물금고도 16강전에서 마산고에 14-12 대역전승을 거두고 8강전에 오른 상황. 대진표상 용마고와 물금고가 결승전에 진출해야 부자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강채운은 “아직 아버지와 결승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아버지가 8강전에서 이기면 그때는 먼저 말을 해봐야겠다”며 웃어보였다. 물금고는 22일 충암고와 8강전에서 맞붙는다.

강채운은 제구력이 강점이다. 패스트볼 구속은 140㎞ 초반에 불과하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꽂아 넣을 수 있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 진민수 용마고 감독도 “제일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다. 묵묵하게 자기 일을 잘 하는 선수다”며 강채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