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이후 ‘최대’ 찍은 무당층, 총선 전에는 국힘-민주로 돌아온다?[數싸움]

2023. 7. 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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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3% 무당층 32% 민주 30%...6개월 간 7%p 상승
무당층 비율 상승? 직전 총선 때도 25~30% 유지
“무당층 비율 높아졌다고 해서 제3당 기대 높아진 것 아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73주년 6·25 전쟁 기념식에 참석해 앉아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신현주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무당층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21일 발표됐다. 여야가 각각 ‘김건희 리스크’, ‘이재명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했고 정쟁으로 여론의 눈길을 돌리려 하자 이에 피로감을 느낀 국민이 늘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총선에서 제3지대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난 총선을 앞두고도 무당층이 25%~30%였다는 점을 들어 무당층이 곧 ‘대안 정당’ 수요 세력이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갤럽]
무당층, 국민의힘-민주당과 오차범위 내 접전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21일 발표한 ‘2023년 7월 3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조사와 동일한 33%, 더불어민주당은 2%p 하락한 30%를 각각 기록했다. 양당 격차는 1%p에서 3%p로 벌어졌다. 정의당은 2%p 내린 3%다.

이번 조사에서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 비율은 지난 조사 대비 2%p오른 32%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세종·충청이 35%로 가장 높았고 광주·전라가 34%, 대구·경북이 33%, 부산·울산·경남과 인천·경기가 32%, 서울 30% 순이었다. 정치색이 비교적 강한 호남, 영남에서도 무당층은 30%를 넘겼다.

한국갤럽의 지난 1월 3주차 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은 25%였다는 점에서 지난 6개월 간 무당층 비율이 7%p 대폭 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총선을 9개월여 앞두고 늘어난 무당층 비율에 제3지대로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이미 양향자 의원, 금태섭 전 의원은 제3정당 창당 준비에 돌입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최근 신당 창당 여지를 남겼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경북 예천군 감천면 진평2리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
20대 총선, 21대 총선 직전에도 ‘무당층’ 25~30%

하지만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무당층의 비율은 직전 총선 때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실제 지난 20대, 21대 총선을 앞두고도 무당층은 25~30% 사이를 기록했다. 20대 총선이 치러진 지난 2016년 초 무당층 비율은 1월 1~2주(이하 통합 기준·32%)→ 1월 3~4주(26%)→2월(27%)→3월(25%) 흐름을 보였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갤럽 기준 2020년 초 무당층 비율은 1월(29%)→2월(30%)→3월(28%) 순이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원래 이맘때 무당층 비율은 올라간다”며 “지금은 선거 전략적으로 무당층을 흡수하거나 중도층을 위한 전략을 펴기 보다 핵심 지지층을 모으는 전략을 펼 때”라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중도층이 늘어난다는 것은 양당 지지율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인데, 이들이 중도층은 아니다”며 “총선에 가까워질수록 돌아가는 사람들이고 항상 그래왔다”고 말했다. 거대 양당에 대한 ‘비호감’에도 총선 직전에는 ‘될 만한 정당’에 투표한다는 의미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창당준비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창당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당층=대안정당 지지세력?’ “안철수급 인물 없이는 안 돼”

무당층 비율이 증가할 때마다 ‘제3당’이 거론되는 것 또한 성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3당’에 대한 요구는 언제나 있었고, 대안 세력의 성공 기준은 ‘무당층’이 아니라 ‘창당 후 무당층을 얼마나 많이 흡수하냐’는 것이다.

실제 국민의당이 38석을 확보했던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거대 양당의 지지율보다 무당층을 많이 흡수했다. 국민의당 창당 직전이었던 지난 2016년 1월 1~2주 여론조사(한국갤럽)에 따르면 정당별 지지율은 새누리당(40%), 무당층(32%), 민주당(20%), 정의당(4%), 기타(4%) 순이었다. 창당 직후인 지난 2016년 1월 3~4주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39%), 무당층(26%), 민주당(20%), 국민의당(12%), 정의당(3%) 순이었다.

당시 국민의당이 무당층 비율의 일부를 흡수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신 교수는 “안철수라는 유력 후보가 있어야 하고 지역 기반이 있어야 한다”며 “안철수와 호남을 모두 가진 국민의당이었기 때문에 (국민이) 국민의당을 찍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총선 직전까지 이러한 양상은 지속됐다. 2016년 2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별 지지율은 새누리당(41%), 무당층(27%), 민주당(20%), 국민의당(10%), 정의당(3%)였다. 2016년 3월 여론조사의 경우 새누리당(39%), 무당층(25%), 민주당(21%), 국민의당(9%), 정의당(5%) 순으로 나타났다.

제3지대 실험 성공하려면…“유승민 체급 인사가 등장해 기둥 역할 해야”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무당층이 올라갔다고 해서 제3정당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갔다고 볼 수는 없다”며 “제3정당의 기대를 부응할 수 있을 만한 인물이 나타나거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 나타난다면 제3정당이 한국 정치 구도를 바꾸는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그런 요소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는 ‘대선급 주자’였는데 현재 신당 창당을 주도하는 양향자 의원, 금태섭 전 의원이 그만큼은 아니지 않냐”며 “제3지대 실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승민 전 의원 같이 체급 있는 인사가 등장해 대안 세력의 기둥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제3지대 실험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짚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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