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가슴까지 차오릅니다” 보고에도 수색 지시 정황
[앵커]
고(故) 채수근 상병이 속한 해병대 부대가 장병들을 수색에 투입할 당시 강물 수위가 높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사전에 위험성을 인지했다면 왜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았냐는 비판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데요.
채 상병과 수색 현장에 함께 있었던 동료 장병의 어머니가 이런 상황을 KBS에 전해왔습니다.
신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7일 가족 대화방에 예천 수색현장 투입 사실을 알린 해병대 A 부사관,
"긍지를 갖고 임무 수행을 하라"는 아버지의 격려에, 아들은 "살아오겠다"고 답했습니다.
[해병대 1사단 A부사관 어머니/음성변조 : "'우리 아들 멋진데?'라고 했어요. 이건 멋진 거잖아요. 잘한 거잖아요."]
그런데 이틀 뒤 들려온 고 채 상병의 사고 소식.
급히 안부를 물어도 아들의 응답이 없자, 가족들은 아연실색했습니다.
뒤늦게 연락이 된 아들은 채 상병 소식을 전하면서 "나였을 수 있다"며 슬퍼했고, 가족들도 슬픔을 함께했습니다.
[해병대1사단 A부사관 어머니/음성변조 : "우리 아들 옆에서 주루루룩 (떠내려갔대요.) 그 친구가 아니었으면 우리 아들이 떠내려갔던 그런 상황인 거예요. 울기도 많이 울었네요."]
하지만 슬픔은 곧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장병들에게 "가슴까지 강물이 차오를 수 있다"는 경고는 하면서도, 구명 조끼는 지급하지 않았던 겁니다.
[해병대1사단 A부사관 어머니/음성변조 : "(부대에서) 가슴까지 물 올라올 거라고 말을 했대요. 올라올 거라고 했으면 구명조끼를 줬었어야지."]
장병들은 실제 물이 차오르자 이 사실을 보고했고, 상관은 그대로 수색을 진행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해병대1사단 A부사관 어머니/음성변조 : "(장병들이) '가슴까지 물 차오릅니다' 하니까 '그냥 찾아' 그랬대요. '그냥 수색하라'고 했대요."]
자랑스런 해병대에 두 자녀를 모두 보낸 어머니는 최소한의 안전 보장을 부탁했습니다.
[해병대1사단 A부사관 어머니/음성변조 : "대민지원은 좋으나 안전이죠 안전. 나라를 지키려면 총을 줘야 하는데 총도 없이 전쟁터에 내보낸 셈이잖아요. 그 자식 어떻게 살려낼 거예요."]
뒤늦게 해병대는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게 맞았다고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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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민 기자 (fresh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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